기술 투자·R&D센터 구축…주가 나흘간 30% 급등
빅테크들도 투자하는 분야…"AI 최종 형태는 로봇"

두산로보틱스가 올해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출시하고 '휴머노이드(Humanoid)'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소식에 힘입어 최근 나흘간 30% 가까이 급등했다. 휴머노이드는 글로벌 빅테크인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등도 투자에 열을 올리는 분야로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뤄졌던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사업 범위가 소프트웨어로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최근 4일(4월 10일~15일) 동안 2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17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밀어 올렸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4만3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도 어느덧 5만원선을 회복했다.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급등세를 자랑한 이유는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주가 상승 랠리가 시작된 지난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이 열렸다. K-휴머노이드 연합에는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 AI(인공지능) 개발 그룹과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LG전자, 엔젤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기업 40여 곳이 이름을 올렸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우선 로봇 AI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 2028년까지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사업 확장 훈풍은 지난 14일 전 임직원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에서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하드웨어 중심으로 편재됐던 사업을 지능형 로봇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한편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병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열기를 이어갔다.
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협동로봇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능을 통합한 형태로 간단히 설치 후 바로 운영할 수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제품이다. AI를 통해 작업 경로와 순서를 최적화하고 작업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다수의 협동로봇 간 협업으로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두산로보틱스는 먼저 제조 분야의 자동화 관련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연내 출시하고 단계적으로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실용적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위해 우수 인력 조기 확보에도 나선다. 오는 21일부터 홈페이지와 다양한 채용 플랫폼을 통해 로봇 R&D(연구·개발),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AI, 소프트웨어, 사용자경험(UX), 품질, 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으로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AI·소프트웨어와 휴머노이드 R&D 조직을 신설하고 최적의 로봇 연구개발 환경을 보유한 통합 R&D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는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테슬라는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를 자체 개발해 2025년 양산을 앞두는 등 수익이 가시화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초 개방형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인 'GR00T' 및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통해 AI에 특화된 물리적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자체 로봇을 선도적으로 도입해왔으며 투자 파트너사인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지트(Digit)'를 시범 운용 중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둘러싼 긴장이 시장을 흔들면서 투자 환경은 불안정해지고 있고 하락하는 주가를 보며 보유 종목을 팔아야 할지, 계속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그 고민 끝에 주목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로봇 산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은 AI,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과 빠르게 융합되며 성장하고 있다"며 "결국 AI 기술의 진화가 실현되는 최종 형태는 로봇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