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 금융권 빌리고 1천억 채권 등 인수금액 8천억 차입
사실상 무자본 인수…웅진씽크빅 역할 중요한데 여력 부족

웅진씽크빅 사옥. 사진/웅진씽크빅
웅진씽크빅 사옥. 사진/웅진씽크빅

웅진이 프리드라이프 지분 인수를 통해 상조 사업에 본격 뛰어들지만 재정적 여유가 없는 상황 속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의 종속회사 더블유제이(WJ)라이프는 프리드라이프의 지분 99.77%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VIG 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8830억원으로, 계약금 883억원을 납입하고 내달 말까지 잔금을 지급해야 한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를 '토탈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기존 계열사가 보유한 교육·IT·여가 등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해 사업 다각화를 실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두고 웅진의 재무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 사실상 무자본 인수가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웅진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부채비율도 지난 3년 간 평균 414%에 이른다.

이와 함께 웅진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243억원가량을 지출했고, 인수비용 대부분이 외부에서 조달했기에 금융부담이 상당히 커지게 됐다. 프리드라이프 인수금액 8830억원 중 DB증권과 우리은행이 선순위 자금 5000억원을 부담한다. DB증권은 중순위 자금 2000억원도 추가 지원한다.

웅진은 이달 9일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 영구채를 발행했고, 여기에 추가로 1000억원 가량을 더 마련해야 한다.

현재 웅진의 유동자산은 4041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은 490억원·자본잉여금은 1097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결손금 906억원도 채워야 한다. 

유동성이 부족한 가운데 단기 차입 여력도 떨어진 상황이다. 웅진의 총부채 7820억원 중 유동부채는 6786억원이며, 이중 단기차입금은 2604억원으로 차입금 비율이 높다. 금융권 차입이 어려워져 전환사채 등 회사채에 의존할 경우, 한국기업평가는 웅진의 기업신용등급에 BBB+ 등급을 부여했고, 이는 4월 29일 기준 6.18%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웅진이 인수한 후 프리드라이프 자체 운영 부담은 낮아 이자비용을 유지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85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은 900억원·이익잉여금은 1965억원을 보유해 웅진에 지속적으로 현금을 끌어다 줄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웅진이 발행한 영구채의 조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영구채는 발행일로부터 매 3개월 단위로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1회라도 정지돼 이연이자가 발생하면 배당과 지분처분이 불가하다는 조건이다. 이율은 발행 3년까지는 5.80%이고 이후부터는 최초이자율에 연 2.0%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따라서 웅진은 프리드라이프의 유동성을 공유하기 위해 연체 없이 이자를 지출해야 하는데 현 재무상황에서는 부담이 크다. 은행권 6.18% 금리를 적용한다고 가정할 시 545억원의 추가 이자가 발생해 기존 이자비용과 합산하면 웅진은 연간 총 788억원의 이자를 지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웅진 계열사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웅진씽크빅의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웅진의 매출 1조원 중 웅진씽크빅은 별도기준 6622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다만 웅진씽크빅도 2022년 영업이익 307억원을 기록하다 2년 연속 100억원대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배당을 재개했지만 배당금이 1주당 90원으로 기여도가 크지 않다. 웅진북센·웅진컴퍼스 등의 자회사들도 실적이 부진하며 지원 여력이 떨어지는 상태다.

이에 대해 웅진은 "씽크빅을 통한 자금 지원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웅진은 계열사 중 렉스필드CC와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을 선택할 수도 있다. 두 기업은 각각 2000억원과 1500억원가량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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