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선 확대 물량까지 발주 예상…이익률도 10% 상회 추정

한화엔진 선박용 'Hanwha-MAN' 엔진. 사진/한화엔진
한화엔진 선박용 'Hanwha-MAN' 엔진. 사진/한화엔진

1분기 중국발 '1조원' 깜짝 수주 실적을 보인 한화엔진의 고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15일 한화엔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수주금액은 1조11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수주금액 2245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며, 2024년 연간 수주금액 1조8900억원의 절반을 상회하는 규모를 1개 분기 만에 기록했다.

이에 대해 SK증권은 "올해 동사가 수주한 엔진 계약들의 마지막 납기를 고려하면 90% 이상이 중국 조선소향 물량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수준 규모는 한화엔진의 매출에서 중국 조선사 비중이 크지 않았기에 큰 성장세를 기대케 한다. 한화엔진은 올해 1분기 31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중 75.2%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차지한다. 주요 고객 중 'JIANGSU NEW YANGZI'(6.2%)와 'China Merchants(Jiangsu)'(5.3%) 등 중국과 이외 기타 고객사 비중은 25% 남짓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2024년까지 8000TEU 이상 컨테이너선을 대량 수주했고, 해당 물량에 사용될 엔진이 한화엔진으로 발주된 것으로 여겨진다. iM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컨테이너선 인도량은 올해 50척, 2026년 55척, 2027년 113척, 2028년 165척으로 향후 4년 간 크게 늘어난다.

특히 2027과 2028년 인도 예정인 컨테이너선의 86.2%는 LNG와 함께 한화엔진의 1분기 수주 중 88%를 차지하는 메탄올 이중연료(Dual fuel)엔진이다. 이는 한화엔진의 성장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화엔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022억원,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 4조861억원으로 약 3년 반 매출에 해당하는 계약 물량을 쌓아두고 있다.

한화엔진의 성장세는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2028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 SK증권은 "올해 한국 조선소향 엔진 발주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주 규모를 달성할 가능성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미국의 전략 상선 확대 움직임이 더해지는 점도 호재다.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상선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만큼,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가 일부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크고 한화엔진도 함께 수혜 누릴 전망이다.

한화엔진은 수주 확대에 함께 중국향 공급물량을 전략적으로 제한하면서 이익률까지 제고시키고 있다. 지난해 한화엔진의 영업이익률은 6%며, 올해 1분기는 7%로 올랐다. iM증권은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의 현재 이익률은 10%를 상회하지만 한화엔진은 아직 7%수준이며, 수주물량의 이익률을 감안하면 향후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신규 수주하는 엔진의 이익률은 10~15%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화엔진이 최대한의 수익성을 누리기 위해서는 증설이 필요한 상태다. 한화에진은 올해 1분기 공장 가동률 101.4%를 기록했다. 한화엔진은 향후 3년 공장 신·증설에 2271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886억원으로 유동성 여유가 크지 않고 이익결손금이 516억원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와 실적 증가에 따라 추가 투자 나올 가능성도 있다.

SK증권은 "컨테이너선 발주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는 캐파 증설과 생산 라인에 저출력의 벌크선과 탱커 엔진이 채워지면 물량 상승 효과로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