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신규 원전 사업 논의 중"…UAE 바라카 노하우 앞세워
10조원 넘는 대규모 사업 연이어…폴란드도 기대감 남아

한국전력공사가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과 신규 원자력발전소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체코에 이어 대규모 수주 소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UAE 바라카 원전 사업 수행 경험과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국가들과 신규 사업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앞서 UAE 바라카 원전 성공 사례가 향후 해외 사업 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사막의 모래폭풍, 전력 주파수 차이 등 국내와 현격히 다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맞춤형 설계와 시스템 최적화 과정의 노하우가 축적됐기 때문이다.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원전 사업비가 26조원으로 추산되며, 사우디와 베트남 원전도 이에 못지 않은 규모가 예상되는 사업이다.
사우디 2030년까지 12조원을 들여 1400메가와트(㎿) 규모 원전 2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100%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구조를 50%까지 낮추고, 이를 원전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우디의 석유발전 규모는 49.6GW로 1.4GW 대형 원전 35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원전 발주가 나올 수 있다.
모타나 알오다입 아쿠아 파워 사업개발처장(Mothana AI Odhaib·ACWA power·VP)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위치한 ACWA power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모든 석유 발전소를 폐쇄하고, 이를 가스 복합 발전소로 대체할 계획이다"며 지난 2016년 발표한 ‘비전 2030’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줬다.
베트남은 31조원을 투자해 닌투언에 2035년까지 원전 1호기, 2040년까지 2호기를 포함해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해 최대 4.8GW의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원전 1호기와 2호기의 출력 규모를 지난 2009년 대비 800메가와트(MW) 상향 조정하며 원전 의존도를 높였다.
베트남은 소형모듈 원전(SMR)도 확대할 계획이기에 대형 원전 사업을 통한 협력 강화가 더욱 중요하다. 베트남은 남중부 해안(25~30GW)과 중부 해안(10GW), 북중부 해안(4~5GW)에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달 김동철 한전 사장과 국내 원전 관계자들은 베트남을 방문해 '원전 및 전력 신기술 파트너십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전은 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경험과 주요 성과를 소개하고, 베트남의 주요 관심분야인 원전 사업구도, 재원조달, 금융지원제도, 인력양성, 기술이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해 상호 논의했다.
튀크키예는 2035년까지 총 7.7GW의 전력을 원전으로 생산하고, 향후 원전 발전량을 15GW까지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튀르키예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악쿠유 원전에 이어 2‧3호기 원전 사업을 위한 사업자를 물색 중이다. 악쿠유 원전은 2010년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수주하며 올해 시운전을 목표로 건설 중이지만, 최근 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가 수주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튀르키예 또한 베트남과 함께 대형 원전에 더해 5GW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폴란드에서도 원전 수주 기대감은 남아 있다. 폴란드 원전 사업은 지난 2022년 10월 폴란드 민간발전사 ZEPAK, 국영 전력공사(PGE)와 한수원간 인수의향서(LOI),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폴란드 국유재산부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업체와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됐던 프로젝트로, 지난 2023년 폴란드 정부가 정권교체가 되면서 본계약 체결 시점이 지난 2023년에서 2024년, 올해 상반기로 예상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달 2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우간다 엔테베에서 우간다와 신규 원전 부지 평가 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한수원은 부지 평가 결과와 함께 한국형 원전(APR1400) 4기의 부지 배치도 함께 제안해 원전 수출을 위한 초석을 쌓을 계획이다.
또 앞서 4기에 이어 UAE의 바라카 5·6호기 수주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한전은 원전 발주 국가들에 “고온다습한 기후와 사막의 모래폭풍, 전력 주파수 차이 등 국내와 현격히 다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맞춤형 설계와 시스템 최적화 등 바라카 원전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내세워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력을 입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