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올들어 주가 평균 50% 이상 올라
증시 활황·자사주 의무 소각에 증권사도 상승세
배당 확대와 규제 완화로 기대받는 보험주

지난해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밸류업 정책이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과 시너지를 내며 금융 관련주들이 힘을 받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지주는 물론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주,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보험주 등이 올해들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면서다.
금융사들은 지난해부터 밸류업에 동참하고자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잇달아 내놨다. 여기에 새 정부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증시 친화적인 정책이 줄줄이 발표되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전망과 함께 금융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 및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모두 올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14일 종가 기준으로 KB금융은 8만 2900원에서 11만 8600원으로 43.1%, 신한금융은 4만 7650원에서 7만 2000원으로 51.1% 뛰었다.
하나금융은 5만 6800원에서 9만 6200원으로 69.4% 올랐고, 우리금융은 1만 5370원에서 2만 6750원까지 74.0% 급등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따른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적극적이다. 이에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들도 최근 금융지주 종목에 관심을 나타내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새 정부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000을 돌파하며 박스권을 벗어난 후, 3200선까지 넘어섰다. 지난 3년여간 지지부진했던 국내 증시를 벗어나 미국 증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서학개미들도 국내 불장 분위기에 유턴하고 있다.
또 강력한 상법개정안 등의 정책이 기업들의 지배구조(거버넌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조짐이 나타나자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로 되돌아오는 추세다. 이에 리테일에 강한 증권사들도 주가에 힘을 받고 있다. 호성적이 예상되면서다.
지난해 말 8030원이던 미래에셋증권은 14일 종가 기준 2만 2150원으로 무려 175.8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4만 3500원에서 8만 600원으로 85.29% 올랐고, 키움증권은 11만 6200원에서 24만원으로 106.54% 증가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에 자사주 비중이 높은 신영증권, 부국증권 등도 주가가 뛰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 감소로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말 7만 6000원이던 신영증권은 14일 종가 기준 15만 7600원으로 107.37%, 부국증권은 2만 7300원에서 6만 8300원으로 150.18% 늘었다. 양사의 자사주 비중은 53.10%, 42.73%에 달한다.
실적 전망은 어둡지만 규제 완화와 배당 확대가 예상되는 보험주들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 지수는 14일 6.03% 급등한 2753.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2782.03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최근 한 달 간의 지수 상승률은 18.93%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9.6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최근 한 달 간 한화생명 28.68%, DB손해보험 22.39%, 미래에셋생명 20.52%, 삼성화재 18.0%, 현대해상 15.46%, 삼성생명 14.76%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보험사들은 실적보단 높은 자사주 보유 비율과 규제 완화가 주가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보유 비중은 삼성화재가 15.93%, DB손보 15.19%, 한화생명 13.49%, 현대해상 12.3%, 삼성생명 10.21% 등이다.
여기에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지표이자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으로 활용되는 지표인 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 요구 수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완화한 것도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완화 기준도 킥스 비율 190%에서 170%로 낮아진다. 자본건전성에 여력이 생기면 보험사의 배당 성향은 높아진다.
다만, 당국이 보험사들에게 기본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것은 부담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확대와 직결되는 정책 효과 대표 수혜주로 보험주가 부각되고 있다"라며 "주요 보험사의 평균 자사주 보유 비율은 13.4%에 달하며 분리과세의 기준이 되는 배당성향 역시 이미 35%를 상회하거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과정에서 빠른 상승이 예상되는 곳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킥스 비율 규제 기준 하향,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요건 완화 등으로 자본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라며 "또 최근 과도한 사업비지출 억제를 위한 보험판매 수수료 개편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비급여·실손개혁 논의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손익 측면에도 긍정적인 방향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