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의 ATM 기계 모습. 사진/연합뉴스
5대은행의 ATM 기계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들어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2% 늘어나는 동안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는 0.4%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리스크가 낮은 주담대에 치중해 손쉬운 이자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나온 가운데, 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4일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64조 7301억원으로, 지난해 말(662조 2900억원)보다 2조 5011억원(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8조 4635억원에서 602조 4818억원으로 24조183억원(4.2%) 늘었다. 

은행들은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 대신 담보가 확실한 주담대를 선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전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95%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0.32%보다 3배가량 높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은행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증시로 돌려 기업들의 자금조달 편의를 제고하고 기업가치를 늘리는 정책을 강조해 왔다. 

정부·여당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동시에 가계부채 억제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새 정부의 이같은 기조에 은행들은 기업금융 강화와 가계대출 억제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국가전략산업 분야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에 특별 출연해 전략산업 관련 기업 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비금융 서비스 제공에도 나선다. 소상공인의 금융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공공기관, 지자체와 연계한 정책자금 공급도 늘린다. 

신한은행은 수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발전 가능성 높은 우량 기업 자금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소호대출과 기업대출 특판 한도 증액과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또 신탁업, 자산관리, 지급결제 및 자문 서비스 등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방침이다. 글로벌 진출도 확대한다.

우리은행은 포용 금융의 일환으로 공급망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가입 회원사를 올해 안에 10만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업 데이터 관리 플랫폼인 '원비즈 e-MP 플랫폼'도 더 활성화하려고 한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과 총 4조5천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도 수익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라며 "가계대출 보다는 기업대출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의 경우 자본적정성 유지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큰 만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균형을 찾아가야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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