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RF·세나 히트…크래프톤·엔씨 새 콘텐츠 먹혀
신작 출시 시기 늦추는 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는 고전

신작이 드물었던 ‘보릿고개’ 2분기, 게임사들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신작 출시를 이어간 넷마블, 기존 게임에 새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크래프톤‧엔씨소프트가 선방한 가운데 신작이 부재했던 넥슨·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는 주춤했다.
펄어비스의 글로벌 기대작 ‘붉은 사막’을 비롯해 9건에 달하는 신작들의 개발이 중단되거나 내년으로 밀린 점도 주목된다.
◆크래프톤·넷마블·엔씨 ‘선방’…카겜‧펄어비스는 적자 커져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작을 출시했거나 기존 게임에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추가한 게임사들이 2분기에도 선방했다.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2분기 실적은 올해 2분기 매출 7176억원, 영업이익 101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 9.1% 줄었다. 단 이는 지난해 호실적의 기저효과로, 직전분기와 비교한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03%나 올랐다.
PUBG: 배틀그라운드를 운영하는 크래프톤은 대형 신작은 없었으나 양질의 콘텐츠 추가를 통해 호실적을 올렸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9% 감소한 2460억을 기록했으나, 1분기까지 합친 상반기 기준으론 지난해보다 11.9% 상승한 매출 1조5362억원, 9.5% 상승한 영업익 7033억을 기록했다.
4월 배틀그라운드에 새롭게 도입된 캐릭터 업그레이드 시스템 ‘컨텐더’와 콘텐츠 다각화 라이브 서비스, X-Suit 등 성장형 스킨 등을 추가한 성과다.
엔씨소프트도 별도의 신작은 없었으나 2008년부터 서비스 중인 장수IP ‘아이온’에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아이온은 신규 서버를 출시하고 신규 클래스 ‘화신’이 포함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활발하게 이어간 결과 직전 분기 대비 53% 매출이 늘었다. 이를 통해 2분기 매출 3823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5% 증가한 것은 물론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다.
반면 신작이 부재했던 넥슨,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는 2분기에 부진한 모습이다. 넥슨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 1분기 당시 2분기 예상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0%∼19%가량 줄어든 9942억원∼1조1003억원으로 자체 집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8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펄어비스는 직전분기 -58억원에서 2분기 –118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실적 터닝포인트 신작 줄연기…보릿고개 장기화 우려
한편 실적 확대‧반등의 열쇠인 신작들은 대거 연기됐다. 특히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무대에서도 주목 받던 대작들이 다수 포함돼 파장이 예상된다.
올해 출시가 유력했던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RPG ‘붉은사막’은 결국 내년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오프라인 유통이나 목소리 녹음을 담당하는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려서다.
허진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3일 진행한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4분기로 약속했던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을 지키지 못해 사과드린다. 의미 있는 규모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에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출시 일자는 내년 1분기 중으로 내부적으로 확정했다"고 했다.
하반기 ‘신작 폭격’을 노렸던 카카오게임즈의 계획도 변경됐다. 글로벌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던 ‘크로노 오디세이’를 비롯해 프로젝트Q‧C, 갓세이브버밍엄 등 4개의 기대작들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3분기 ‘가디스오더’와 4분기 ‘SM스테이션’만이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전략 시뮬레이션 ‘택탄’의 개발을 취소한 것은 물론, 서브컬처 게임 ‘브레이커스’와 슈팅 게임 ‘LLL’과 ‘타임테이커즈’의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 예고한 신작 중 ‘아이온2’만 올해 볼 수 있게 됐다.
업계 일각에선 이렇게 연기된 신작들이 내년 출시될 락스타 게임즈의 대작 ‘GTA 6’와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단 우려가 나온다. 누적 판매량이 무려 2억장을 넘는 ‘GTA 5’의 후속작인만큼, 장르나 플랫폼이 달라도 게임업계 전반의 영향력이 막대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