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칠기삼(運七技三)과 권불십년(權不十年)은 우리의 삶이나 기업경영에서 힘, 노력, 운명, 성공, 그리고 권력의 무상함에서 공통적인 의미가 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성공과 실패의 70%는 운에 좌우되고 30%는 노력이나 기술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정당한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없고, 세상에는 불합리가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은 권력이나 성공, 지위는 쉽게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사람이나 시장의 변화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의해 쉽게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운칠기삼이 개인의 성공 혹은 실패에 운의 비중을 인정하는 현실적 인식이라면, 권불십년은 권력 또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계와 무상함을 상징하며, 두 가지 모두 우리의 삶과 사회, 그리고 기업경영도 항상 예측과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일깨워 준다.
운칠기삼에서 운은 우연한 상황, 타이밍, 환경 변화 등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을 의미하며, 이는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기술과 노력)는 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뜻한다. 성공한 투자자 워런 버핏도 자신의 성공이 상당 부분 운에 의한 것임을 인정한다. 따라서 실패하더라도 끈기있게 운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8번의 사업 실패 후 9번째 금융서비스 '토스' 사업을 성공시킨 이승건 창업자는
"실패했던 과거와, 성공궤도에 오른 현재를 비교했을 때 저의 지능과 네트워크의 차이가 있었을까? 결국 끈기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파산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지금하는 일을 너무 사랑해서 끈기가 생긴다"라고 말한다.
최근 K뷰티의 대명사와도 같은 아모레를 제치고 시총 1위로 등극한 에이피알은 88년생 김병훈 대표가 창업주다. 성공요인은 기존 화장품 시장의 틀을 깨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공략/ SNS 기반 김희선(김희선 마사지기- 메디큐브) 인플루언서 활용, 유투브.인스타그램 등 공격적 디지털 마케팅/ 해외시장 진출과 스마트 홈케어 전략/ 뷰티 디바이스 전문 R&D센터 운영과 끊임없는 연구개발 등이다
즉,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은 어느 순간 해성처럼 나타나고, 시장변화를 읽지 못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어느순간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바로 권불십년(權不十年) 이다.
코닥(Kodak)은 세계 1위 필름카메라 기업이었으나,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결과 시장 변화에 뒤처지며 2012년 파산 신청했다. 소니(Sony)는 한때 가전·전자 업계를 선도했으나, 복잡한 사업 구조와 내부 이기주의로 혁신이 둔화되고, 새로운 IT·모바일 트렌드 대응 부진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잃었다.
이처럼 산업 구조나 시장 트렌드 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하거나 소비자 및 기술 변화에 소홀히 할 때, 또 무리한 사업 확장과 통합, 경험 부족한 후계자나 리더십 승계 실패, 자만심과 부서 이기주의, 내부 갈등, 윤리경영·투명성 부족, 과다 투자와 재정 부담 등의 문제로 인해 권불십년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김봉진(46)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의장은 “다르게 접근해볼까?”라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강점으로 국내 배달앱 1위가 되었고, 쿠팡을 창업한 김범석(44) 전 의장은 “나를 믿고 따라와” 같은 뚝심 있는 리더십으로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이수진(44) 야놀자 대표는 “포기란 없다”는 도전정신으로 소프트뱅크 패밀리로 합류했다. 모텔 청소부였던 이수진 대표가 모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위해 사업을 시작한게 성공의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운칠기삼으로 성공한 기업 역시 지금에 만족하고 시장변화에 끊임없이 부응하지 않으면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권불십년의 교훈을 통해 되새겨봐야 한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60대 이상 은퇴 연령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시니어층 시장의 확대, 1인가구 증가, 가치소비 확산 등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시장변화에 누가 먼저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시장지위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고, 작은 중소기업이 강한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뤄왔던 사업방식이나 성과에만 몰입하지 말고, 익숙한 것을 탈피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부응하는 사업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고, 기존의 사업에 디지털 전환, AI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을 강화하되, 그러한 시도를 혼자서가 아니라 기술을 가진 다른 업체와 협업하며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권불십년을 막고 운칠기삼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사)한국강소기업협회, 한국은퇴자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 (경영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