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DNA 스킨부스터 판매호조에 매출 63%↑…中의료관광 수혜 예상
하반기 유럽 시장으로 외형 확장…동남아 톡신제제 브랜드 시너지 기대

파마리서치가 스킨부스터 '라쥬란'을 필두로 매출 고성장을 이뤄내며 시장 반응이 뜨겁다. 올해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3분 기준 파마리서치의 주가는 67만2000원으로 전일 대비 2.91%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269%에 달한다. 지난 6월 인적분할 공시를 철회하는 등 경영 리스크가 있었음에도 주가는 가파르게 우상향 중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성장 잠재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마리서치의 매출은 2575억원으로 전년 1578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분기 1000억원을 돌파하며 2배 성장했다. 대신증권은 "과거 높은 밸류로 신규 매수는 부담이라고 판단했으나 이제는 뚜렷한 이익 성장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실적 성장 중심에는 연어 DNA에서 추출한 폴리뉴클레오티드나트륨(PN) 성분 스킨부스터 '라쥬란'이 있다. 제품은 안면부 주름을 개선하는데에 사용되며, 콜라겐 재생을 촉진한다. 라쥬란이 포함된 의료기기 사업부는 상반기 국내에서만 1090억원, 해외에서 454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이는 해당 사업부의 지난해 전체 국내 매출 1373억원·해외 매출 561억원에 근접하는 수치로, 올해 압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29일부터 다음해 6월30일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이 시행돼 의료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쥬란은 아직까지 내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에스테틱 시장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글로벌 판로 확대가 중요하다. 현재 파마리서치가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중국으로, 지난 2분기 기준 해외 매출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내 라쥬란 품목 확대에도 나서고 있는데 현재 라쥬란은 현지에서 2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도포형 시술만 가능하다. 파마리서치는 최근 하이난 특구 지역에서 3등급 의료기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주입 시술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병원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업계 분석이 제기된다.
또 하나의 주요한 시장은 유럽이다. 파마리서치는 라쥬란의 유럽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내 유럽 파트너십 협상이 마무리되고, 4분기 초도 물량이 공급되며 오는 2026년에는 약 10개국의 연간 실적이 반영될 예정이다. 유럽 진출은 동북아 중심의 수출에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국가별 매출 비중에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6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LS증권은 "(라쥬란의) 유럽 수출이 시작되면, 이번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의료기기 매출 중심의 분기 매출 성장 흐름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낸 만큼 내년에는 역기저 효과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위해 파마리서치는 수출 판로 모색과 더불어 에스테틱 사업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회사인 파마리서치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 사업 키우기에 돌입했다. 해당 기업은 지난해 리엔톡 100단위 제품을 국내에서 품목 허가 받아, 올해 4월부터 판매 중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매출은 2022년 125억원, 2023년 200억원, 2024년 290억원으로 최근 3년새 108% 증가하는 등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일 내 강원도 강릉에 연간 600만 바이알을 생산 가능한 제2공장 완공을 앞둬,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톡신 역시 국내에서는 시장 경쟁 심화로 큰 매출을 거둬들이기 어려워, 해외 공략이 동반돼야 한다. 지난 18일 파마리서치바이오는 태국에서 리엔톡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미용·성형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라쥬란의 판매 호조세에 편승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파마리서치는 라쥬란을 대만에 론칭해 톡신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외 뷰티 디바이스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파마리서치는 이르면 연말 중으로 EBD(Energy based devices)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EBD는 초음파·고주파 등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미용 의료기기로, 처진 얼굴살을 올려주는 리프팅에 사용된다. 글로벌 리프팅 시장은 연평균 12.1% 성장해 오는 2028년 11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5조6000억원)으로 전망된다. 파마리서치의 국산 리프팅 기기가 대중성이 높은 독일 멀츠(Merz)의 '울쎄라'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