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신한 이어 삼성도 출시…SMR 기업 비중 높여
웨스팅하우스 계약 논란에도 정상회담 이후 기대감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원전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굴욕 계약을 맺었다는 논란에 주춤했던 원전주들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고 증권가에서도 펀더멘탈(기초체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자산운용사 간 원전 ETF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9일 'KODEX 원자력SMR' ETF의 표준코드를 발급받았다. 상품 출시는 9월 중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지수는 국내 SMR 관련주 15종을 편입한 'iSelect 원자력SMR'로 예상되며 두산에너빌리티, 비에이치아이, 현대건설의 비중 합이 약 60%에 달한다.
앞서 신한자산운용도 지난 19일 'SOL 미국원자력SMR' ETF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자산운용 상품과는 달리 ‘FnGuide 한국원자력 SMR 지수(PR)’를 추종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20.98%), 한전기술(11.90%), 한국전력(11.88%), 현대건설(11.83%), 비에이치아이(9.83%)의 비중 합이 66%에 이른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코리아원자력' ETF를 출시하면서 원전 ETF 경쟁에 참전했다. 상품명에 SMR이 들어가 있지는 않으나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비에이치아이의 비중이 50%를 넘어 SMR(소형모듈원전) 테마 상품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건설 기간·비용을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다. AI(인공지능)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강화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리면서 SMR은 향후 AI 시대의 주요 전력원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는 원자력 활성화를 위한 행정명령 4건에 서명하면서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개막했다"며 "SMR을 필두로 미국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보다 4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협력 관계를 구축해 미국이 원자로를 설계하면 한국은 건설·시공, EPC(설계·구매·시공)를 주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 글로벌 투자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과의 협력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60기 이상 SMR 수주 가시화로 글로벌 SMR 파운드리로 거듭나면서 성장성 가속화가 기대되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BOP(원전 보조기기) 설계·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SMR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미국 SMR 기업인 홀텍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원전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원전주는 지난 19일 한수원·한전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불공정 계약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면서 급락을 겪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분야 협력이 논의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모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미국이 자국의 원전 확충을 위해 한국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원전 수출·협력을 놓고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형 원전의 미국 수출 가능 여부를 떠나 글로벌 원전 수요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초입이라는 점, 한국이 자유 진영에서 돋보이는 원전 관련 역량(PM·설계지원·제작·건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관련 민간기업과 한전 산하 원전 관련 공기업에 흔들림 없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