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상의 2D 그래픽·멀티엔딩 스토리 차별화…9월 사전 테스트 돌입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의 플레이 화면.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의 플레이 화면.

매일 같이 온갖 장르와 캐릭터들이 탄생하는 게임업계에서 ‘특별함’은 이제 쉽게 찾기 어려운 장점이다. 그럼에도 ‘호러 SF 서브컬처’라는 참신한 조합에는 특별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자가 28일 미디어 시연회를 통해 만난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야심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는 그런 특별함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발랄한 청춘도, 두근거리는 데이트도 없다. 미소녀들이 툭하면 목숨을 잃거나 정신이 망가지고, 플레이어는 그런 그녀들을 심리치료와 기억 삭제, 심지어 가스라이팅까지 동원해 일으켜 세워야 한다.

제작진이 공언한 것처럼 ‘카제나’는 “지구가 망할 때까지 없을” 정도의 과감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동시에 그러한 과감함을 납득시킬 정도로 비주얼에 공을 들인 작품이기도 했다.

◆ 호러+SF+로그라이크 결합, 다시 없을 게임 만든다

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의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 중인 신작 ‘카제나’를 미디어에 소개하는 ‘퍼스트 룩’ 행사를 28일 개최했다.

이날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는 카제나를 “호러 SF 서브컬처 게임이자 무한한 덱 빌딩이 가능한 로그라이크”라고 소개했다. 매번 플레이마다 판도가 바뀌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로그라이크 장르에, 공격‧방어‧스킬이 담긴 카드를 구성해 싸우는 방식을 결합한 것이다.

김 대표는 “로그라이크와 덱 빌딩은 정말 오래 즐길 수 있는 장르”라며 “매 플레이마다 다른 경험을 구현하고,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밸런스 붕괴를 막고자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카제나 초반부는 복잡한 설명을 읽지 않고도 다양한 스킬 구성이 가능했고, 전투 후반 단계에서는 이른바 ‘뽕맛’이 느껴지는 강력한 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다.

◆ 진중한 ‘호러 SF’ 통해 그려낸 절망감으로 압도

카제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별점은 일반적인 서브컬처보다는 ‘둠’이나 ‘데드 스페이스’에 가까운 호러 SF적 암울한 세계관이라는 점이다. 지구는 ‘카오스 사태’로 인해 36시간 만에 멸망했고, 인류는 이미 우주로 도피했다. 플레이어는 소름 끼치는 괴물로 들끓는 지구를 되찾기 위해 투입된 ‘함장’이다. 그러나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지휘하는 캐릭터들은 가혹한 환경 아래 수시로 죽거나 미쳐간다.

가혹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캐릭터는 다양한 '붕괴' 상태에 빠진다.
가혹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캐릭터는 다양한 '붕괴' 상태에 빠진다.

이러한 강렬한 설정은 당연히 배경에만 그치지 않는다. 튜토리얼 스토리부터가 그렇다. 강력한 보스를 간신히 쓰러뜨렸더니 이를 한 손으로 들어올려 잡아먹는 거대한 괴수가 나타나고, 플레이어와 초반부터 함께한 캐릭터 ‘레이’가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 가혹한 전개가 시작부터 펼쳐진다. 사망하더라도 우주선 ‘나이트메어 호’에서 부활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피해는 사라지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이러한 기억을 시간을 들인 심리상담으로 치유하거나, 아예 기억을 삭제해 버려야 한다. 일부 게임 모드에서는 서브컬처 게임에선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데스씬’까지 도입됐다.

인게임에서도 동료를 잃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때마다 캐릭터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축적되고, 그 결과 현실도피 등 ‘붕괴’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단순한 공격‧방어뿐 아니라 캐릭터의 정서까지 고려해 플레이해야 하는 이유다.

기본적으로는 모바일 시장에 맞춰 난이도가 낮은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더 많은 보상을 원한다면 중간 탈출이 불가능해 죽어야만 빠져나올 수 있는 ‘하드코어 모드’를 통해 스릴을 듬뿍 맛볼 수 있다.

◆ 극상의 2D 그래픽 강조…SD‧LD 전환 자연스러운 연출 볼거리

또 다른 차별점은 ‘에픽세븐’으로 잔뼈가 굵은 슈퍼크리에이티브의 2D 역량이다. 카제나에서는 ‘원신’이나 ‘우마무스메’ 등이 채택한 3D 그래픽 대신, 극한까지 퀄리티를 높인 2D 그래픽을 택했다.

SD(데포르메 디자인)와 LD(현실 비율 디자인)를 자유롭게 오가는 인게임 전투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전투 화면에서는 SD로 이동‧대기가 이뤄지지만, 카드를 선택할 때는 고퀄리티의 LD 캐릭터 뒷모습이 화면을 채우고, 강력한 스킬을 활용할 때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 연출까지 이어진다.

SD와 LD, 애니메이션 컷씬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카제나'의 스킬씬.
SD와 LD, 애니메이션 컷씬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카제나'의 스킬씬.

이를 위해 캐릭터 하나당 30종 이상의 애니메이션이 투입된다. 이는 최신 경쟁작 서브컬처 게임과 비교해도 5배 이상의 개발 비용이 들어간 것이다.

◆ 다크한 서브컬처 스토리는 우리가 처음, 시나리오에 역량 총 집중

카제나는 론칭 시점에서 타 서브컬처 게임의 메인 스토리 규모에 맞먹는 분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3주마다 약 12장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공격적으로 스토리를 전개할 예정이다. 인게임에서는 한국‧일본의 유명 성우를 섭외한 더빙도 적용된다. 최종적으로는 경쟁 게임 대비 몇 배 이상 많은 스토리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본편 스토리 외에 캐릭터와의 교감을 이루는 ‘트라우마 코드’ 스토리다. 서브컬처 게임에서도 드물게 멀티엔딩 요소를 도입했다. ‘트라우마 코드’를 통해 소중한 캐릭터들을 절망에서 구해낼지, 아니면 실패하고 파멸할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제나에는 10여 명의 시나리오 라이터가 투입되고 있다.

한편 카제나는 9월 2일부터 테스터를 모집해 18~21일까지 사전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최근 5년간 애니메이션 업계에선 이러한 장르가 주류로 떠오른 반면, 게임계에선 이런 시도가 없었다”며 “우리가 최초로 시도하는 다크한 서브컬처를 유저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즐거운 콘텐츠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