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부스 대규모 전시 준비…증권가 “흥행 기대” vs “밸류 부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오는 11월 13일 개막하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에서 메인스폰서로 나선다. 지스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대 300부스 규모의 대규모 전시관을 준비 중이다.
11일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강수가 사실상 신작 MMORPG ‘아이온2’ 흥행을 위한 배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B2B 위주에서 B2C·메인스폰서까지
엔씨는 2015년 이후로 지스타 참여에 소극적이었다. B2B(비즈니스관) 위주로만 모습을 보였고, 일반 관람객 대상 B2C 전시는 한동안 열지 않았다.
그러나 ‘리니지’ 시리즈 성장세가 꺾인 2023년부터는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등 신작 공개를 위해 다시 B2C 전시에 나섰다. 올해는 메인스폰서로까지 확대하며 마케팅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다. 업계는 지스타 현장에서 ‘아이온2’가 전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구조조정으로 버틴 상반기…“게임 흥행 절실”
엔씨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으로 위기론에 직면했다. 2025년 1분기 매출은 3603억원, 영업이익은 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79.7% 줄었다. 2분기에는 매출 3824억원, 영업이익 151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다. 특히 2분기 순손실 360억 원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은 게임 흥행보다는 비용 절감이었다. 올 상반기 임직원 수는 316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00여 명 줄었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고정비 절감 효과 덕분이지만, 하반기에도 200~300명 규모의 추가 감원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 대형 히트작이 절실한 이유다.
◆ 증권가 “7천억 매출 가능” vs “서구권 MMORPG 한계”
증권가에서는 아이온2 성과가 엔씨의 향후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아이온2의 기술력과 설계 경쟁력을 근거로 연 매출 7000억 원대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뛰어난 그래픽과 연출력을 높게 평가하며 출시 첫 달 일매출 22억 원,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예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서구권에서 MMORPG 장르의 인기가 이미 둔화된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은 “높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 8년 준비한 ‘아이온2’…내년 매출 2조 자신감
아이온2는 2018년 개발 착수 사실이 알려진 뒤 약 8년간 준비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며, 전작의 세계관을 계승하되 과금 구조와 경쟁 방식은 개선될 전망이다.
엔씨 측은 “아이온2 등 신작을 통해 내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스타 복귀의 배경에도 결국 ‘아이온2 사활’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