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C바이오 지분 50% 매각으로 최대주주 물러나…"핵심 사업 집중 전략"
경영 피로감 해소해 주가 상승 꾀한다…경쟁사 등장에 입지 굳히기 필요

파마리서치가 보유하고 있던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50%를 매각했다. 사진/파마리서치
파마리서치가 보유하고 있던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50%를 매각했다. 사진/파마리서치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의 지분을 정리해 경영 피로감을 해소하고 본업에 집중한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 파마리서치는 보유하고 있던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512만9715주 중 256만4858주를 바이오노트에 양도하는 주식약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변경 예정 일자는 오는 12월 24일이다. 50%의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서 지분율은 파마리서치 10.61(기존 21.21%), 바이오노트 23.04%(기존 12.44%)로 변경됐다. 여기에 바이오노트의 특수관계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의 지분 8.70%까지 합해지면 바이오노트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절차를 통해 씨티씨바이오는 향후 바이오노트 중심의 단독 경영체제로 전환되며, 파마리서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게 된다.

앞서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의 경영 정상화에 개입한 바 있다. 지난 2023년부터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였지만, 당시 최대주주였던 이민구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경영권을 내려놓지 않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올해 1월 바이오노트가 이 전 대표의 지분 5.9%를 인수했고, 파마리서치는 바이오노트·에스디인베스트먼트와 손잡으며 3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김신규 전 파마리서치 대표가 조창선 대표와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됐다. 조 대표는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의 감사 출신이다.

이번 결정은 경영권 분쟁의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올해 파마리서치는 경영권 재편 시도로 인한 논란이 있었다. 지난 6월 이 회사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법인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가 시장 반발로 인해 한달 만에 철회 공시했다. 당시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한 구조 재편 가능성이 거론됐다. 파마리서치는 철회를 발표하며 글로벌 에스테틱 사업 가속화와 기존 조직내 투자 기능 강화·전략적 M&A 준비 등에 힘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정리 역시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매각 소식을 알리며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CTC바이오가 단독 경영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높이고, 파마리서치는 핵심 사업에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마리서치는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의 압도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75억원으로 전반기 대비 63.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006억으로 전반기 575억원 대비 약 2배가량 늘어났다.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이를 통해 재무상황도 개선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유동자산은 612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84억원 증가했다. 부채는 줄어들었는데, 단기차입금은 15억·장기차입금은 76억원 감소했다. 이익잉여금도 역시 4106억원으로 675억원가량 늘어나 수익성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씨티씨바이오 지분 매각으로 연내 현금 218억원도 추가 유입될 예정이다.

시장에서의 기대감도 뜨겁다. 연초 26만500원이던 주가는 29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57만9000원으로 122.2% 상승했다. 다만 지난 8월 26일 71만10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최근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5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영권 부담이 해소돼야 주가 안정성을 담보하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인적분할 논란 당시 파마리서치 시가총액이 약 1조원 증발한 이력이 있다.

회사가 주력하는 스킨부스터의 경쟁사들 존재감이 커지면서 입지 굳히기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그로쓰리서치에 따르면 스킨부스터는 필러·보톡스와 유사하지만, 국내에서는 시장 개화가 늦어 비교적 늦게 도입됐다. 필러와 보톡스는 물질을 주입해서 볼륨을 채우거나 펴지만, 스킨부스터는 피부 자체를 탄탄하게 바꿔 노화와 주름 개선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라쥬란'을 2014년에 출시했고, 2023년부터 국내에서는 PN(연어 DNA 유래 성분) 기반 스킨부스터가 대거 출시되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엘앤씨바이오가 시장에 '리투오'를 선보이며 급성장 중인데, 성장 기대감으로 이달 초 2만9400원이던 주가는 현재 5만4900원으로 약 2배 급등했다. 그로쓰리서치는 "파마리서치의 밸류(가치)를 따라갈 수 있는 도전자"라고 엘앤씨바이오를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파마리서치는 성장을 대비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 중이다. 라쥬란 신설 공장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년 혹은 내후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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