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신세계이마트와 포괄적 주식 교환 이후 성과 없어

두나무는 100% 자회사 편입 추진…달라진 동맹 전략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국내 최대 가상자선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편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그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다양한 동맹과 협업을 모색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두나무와의 빅딜은 손자회사 편입 방식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CJ그룹, 신세계·이마트 등과 전략적 협업에 나서고 있지만 눈에 띄는 시너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10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주식 7.85%(3000억원)와 CJ ENM 주식 4.996%(1500억원), CJ EN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6.26%(1500억원)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 CJ대한통운과 CJ ENM의 3대 주주가 됐다.

CJ대한통운은 반대급부로 네이버 주식 0.64%를 취득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각 0.32%를 가졌다. 

당시 이들의 동맹은 콘텐츠와 커머스 등 전방위에 걸쳐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웹툰의 IP(지식재산권) 확보 및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 협력을 위해 3년간 공동으로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고, 네이버는 티빙에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해 OTT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커머스와 물류에서는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하고, 물류 인프라에도 공동 투자 등의 방식의 협력이 예상됐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네이버와 CJ그룹의 전략적 동맹 성과는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주식 교환 약 2년 만인 지난 2022년 11월 '네이버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한 것 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네이버는 이커머스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CJ대한통운과의 협력 강화보다 수도권 당일 배송 등에서 두핸즈·테크타카 등 물류 스타트업과의 협력 범위를 넓혔다.

CJ대한통운은 오히려 로켓배송으로 물류 최강자 자리에 오른 쿠팡과의 경쟁에 내몰렸고, 택배 수요 정체와 더불어 실적 타격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에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 1위 자리를 내 준 이후 전국 익일배송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꾸준한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 이후 영화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CJ ENM의 경우 비영업용 자산 처분에 나소고 있어 네이버의 지분도 유동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그룹 차원의 지분교환에서 CJ ENM만 빠져 나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도 지분교환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마트 자사주 1500억원과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000억원 어치를 네이버 자사주와 바꾸는 방식으로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이마트 주식 2.96%,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6.85%를 취득했다. 이마트와 신세계인터내세날도 네이버 지분을 각각 0.24%, 0.16% 확보했다. 

양사는 지분교환 당시 네이버페이, 스마트 지도 서비스, 영수증 리뷰 등을 활용한 온라인 이용자의 오프라인 매장 유입, 네이버 스마트주문 확대, AI 상품 추천까지 결합한 대형매장 실내 AR 내비게이션, 네이버랩스 기술을 활용한 이마트에서의 주차 정산, 로봇 컨시어지 등과 같은 서비스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멤버십 통합 혜택 제공 여부에 촉각을 기울였다.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와 유통 공룡 이마트가 통합 멤버십을 제공하면 시너지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SSG닷컴이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하는 등 일부 가시적 협업 사례가 있었으나 여기까지였다.

신세계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라는 자체 멤버십을 출시했고, 이어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지마켓은 최근 중국의 알리바바익스프레스와도 합작법인을 출범시키는 등 자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그 동안 네이버는 새로운 이커머스 플랫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런칭했고,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을 강화하며 자체 이커머스 사업에 더욱 심을 실었다. 신세계·이마트와 혈맹을 구축했지만 이커머스 분야 및 멤버십 분야에서 오히려 경쟁사가 된 셈이다. 

네이버는 두나무와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협업에 나서지만, 이번에는 방식이 다르다. 주식교환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간 전략적 동맹의 부진한 성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페이로 지급결제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는 네이버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대비해 블록체인 업체를 인수하면 파급효과가 역대급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두나무의 영업이익이나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크게 높게 평가되면서 교환비율이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순자산 등 상대 비교에서 두나무가 3배~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네이버가 연결 인식하는 합병비율 산정이 가능한지, 실제 합병이 이뤄질지 여부를 두고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라며 "국내 최대 검색/커머스/UGC 플랫폼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파트너십은 향후 국내외에서 높은 강도의 시너지 창출 기대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이어 "네이버는 국내 실물 경제 내 강력한 우위를 갖춘 플랫폼"이라며 "2024년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 50조원으로 쿠팡에 이어 2위이며 2024년 네이버페이 결제액 72조원으로 간편결제 점유율 1위로 네이버가 보유한 스마트스토어, 커머스, 결제 생태계는 국내에서 대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 사의 시너지는 실물-디지털 경제를 이어 스테이블코인/암호화폐 유통에서 1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현재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은 은행/증권 등 제도권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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