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차세대 메모리 개발 박차나서며 개발 양산 속도

한화세미텍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 양산에 성공했다.
한화세미텍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 양산에 성공했다.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LG전자 생산기술원 등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한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곳은 한화세미텍이다. 회사는 2022년 1세대 장비를 납품했으며, 내년 1분기 거래처 평가를 받도록 2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HBM3E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미반도체는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2027년 말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 적층 과정에서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구리를 통해 칩을 쌓는 방식이다. 별도의 범프 없이 접합할 수 있어 20단 이상의 고적층칩 제조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칩 두께를 줄여 고단 적층을 가능하게 하며, HBM 수율 확보를 위한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를 언제부터 활용할 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 장비 가격이 워낙 비싸고 기존 장비 활용도가 높은 것이 변수라고 본다.

삼성전자는 HBM4, SK하이닉스는 HBM4E에 하이브리드 본더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TC본더만으로도 HBM4E 16단 적층까지 구현이 가능한 만큼, 2027년까지는 기존 장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인천광역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1만4570㎡(약 4415평), 지상 2층 규모로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 팩토리를 건립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한미반도체는 총 8만9530㎡(약 2만7083평) 규모의 생산 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신공장에서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 플럭스리스 본더, AI 2.5D 패키지용 빅다이 TC본더를 비롯해 HBM 및 로직 반도체(XPU)용 하이브리드 본더 등 차세대 장비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미반도체는 “차세대 고적층 HBM의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요구된다”며 “한미반도체는 한발 앞선 투자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차세대 HBM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적기에 공급해 시장 리더십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장 앞서고 있는 한화세미텍은 내년 초 하이브리드 본더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세미텍은 지난달 10~12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국제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타이완 2025’에서 차세대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 로드맵을 발표하며 하이브리드 본더 청사진을 공개했다.

한화세미텍이 준비 중인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는 본딩 과정에서 위치 오차를 0.1마이크로미터(㎛) 단위까지 줄여 정밀 정렬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올해 업계 최고 수준의 TC본더를 성공적으로 공급한 데 이어 차세대 패키징 장비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 시장을 선도하는 반도체 종합 제조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생산기술원 주도로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반도체 기판 패키징·검사 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제품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시장에선 이 회사가 늦어도 2028년엔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시장이 2023년 52억6000만달러(약 7조2500억원)에서 2033년 2033년 140억2000만 달러(약 19조34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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