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과 청주에서 HBM 전용 라인 증설
삼성전자 점유율 30% 목표 평택캠 생산 비중 확대
양사모두 엔비디아에 샘플제공…루빈부터 적용 기대

SK하이닉스 HBM4 실물.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HBM4 실물.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이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수요와 공급이 빨라지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특히 황 CEO는 막대한 AI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선 양사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두 회사 모두 조기에 HBM4 공급망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양사는 모두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차세대 AI칩 루빈에 HBM4 탑재할 가능성이 높아 공급망 확보를 위한 계약 일정도 자연스럽게 앞당겨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공정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이천과 청주에서 HBM 전용라인을 증설 중이다. 특히 청주 M15X 신규라인이 물량 대응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연말 M15X 라인 가동을 기점으로 HBM 생산 능력이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용인 신규 공장 가동은 오는 2027년 예정돼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폭발적인 AI 인프라스트럭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을 빠르게 늘리겠다”며 “최근 청주에 HBM 팹 M15X를 완공해서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27년 오픈하는 용인 클러스터에는 M15X 팹 크기의 팹이 24개 들어간다”고 말했다.

폭증하는 메모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팹 양산 가동에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확보된 공간에 장비를 투입함으로써 (D램) 공급이 부족한 현상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도 평택캠퍼스에서 HBM 생산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공급물량을 이미 확보한 데다 추가 주문 의뢰도 이어지고 있다며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 중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또 HBM4용 1c 기반 생산라인 확장 계획을 밝히며 수율과 성능을 안정화하기 위해 관련 설비 투자를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내년 HBM 생산 계획분에 대한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며 “추가 고객 수요가 지속 접수되고 있어 증산 가능성에 대해 내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경쟁 심화되면서 주요 고객사들이 기존 계획 변경해 더 높은 성능의 HBM4를 요구하고 있다”며 “HBM4 개발 착수 단계에서 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고객들에게 전달된 11Gbps 제품은 저전력 등 고객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독점이 깨진 만큼 내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이 30% 안팎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보다 더 미세한 공정을 채택하면서 판 뒤집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추가적인 HBM 수요에 따라 증설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HBM4를 포함한 내년 HBM 판매량은 올해보다 2.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양강 체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공급과잉 우려도 있지만 중국 업체가 본격 진입하기 전까지는 가격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한국기업에겐 기회로 작용된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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