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우주·항공 등 고부가가치 기술 보유…R&D 지원 통한 경쟁력 제고, 미국 시장으로

국내에서 독보적인 특수강 제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아베스틸지주와 그 계열사들이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와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은 철근, 형강, 강판 등 범용재에 대한 생산 조정을 추진하며, 전기강판과 특수강 등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품목은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세아베스틸지주로서는 특히 산업계 전반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국가 주력 수출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방산쪽에 특화된 제품을 연구하고 생산한다는 점에서 철강업계 구조조정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세아베스틸은 자동차, 기계용과 함께 풍력 터빈용 기어박스와 해상풍력 발전기 등에 사용하는 특수강 소재를 공급하며 해상풍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상 풍력발전기용 고강도 볼트 강재 설계 ▲내수소취성 합금설계 기술 ▲고체 수소 저장과 압축용 특수합금 연구 등 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산업기계와 플랜트, 자동차와 함께 조선업종에서 사용하는 고급 특수강을 제조 중이다. 특히 국내 유일 스테인리스강 Long Product 제조 업체로, 자동차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경량화와 내부식성, 항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극한 환경에서의 내구성 등을 갖춰야 한다. 세아창원특수강의 개발 실적을 봐도 ▲항공용 Ti1023 합금 ▲원자력 Ni합금 소재 ▲우주항공용 석출경화계 봉강 등 미래산업과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구조조정은 세아항공방산소재 사업 확장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항공, 방위산업용 고력 알루미늄 압출제품 등을 생산 중이다. 지난달에는 "항공 및 방산부품 수주 증가 대응 및 생산능력 확충'을 목적으로 창녕에 588억원, 총자산 대비 81% 수준을 투자해 신공장을 매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가운데 최근 중국발 저가 제품 공세까지 겹치면서 그동안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했기에, 이번 정부 지원을 기대해볼만 한다. 지난해 기준 세아창원특수강은 R&D에 32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27%. 세아베스틸은 55억원으로 0.27%를 사용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특수강에 대해 신성장 원천 기술 지정 등을 통해 R&D 지원에 나서며, 동시에 특수탄소강 등 미래 유망 품목에 2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세아베스틸지주로서는 특수강 경쟁력 제고를 통해 미국 시장 확대로까지 이어갈 수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지난해 5월 세아창원특수강과 함께 투자해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2년 간 21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는 내년 공장을 준공해 연간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을 생산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로 발전과 플랜트 더해 미국 항공과 우주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미국 특수합금 업체 카펜터 테크놀로지 최근 연간 실적(2024년 6월~2025년 6월)에서 매출액 4조1392억원, 영업이익 7510억원, 영업이익률 18.1%을 기록하며 현지 특수강 시장이 양호함을 보여줬다.
R&D에 대한 지원과 함께 정부가 품질검사증명서(MTC) 등 우회 덤핑 규제도 강화하는 점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세아베스틸지주에 따르면 중국산 특수강봉강 국내 유입량 2024년 3분기 15만2884톤에서 2025년 3분기 16만1873톤으로 증가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산 특수강봉강은 국내 수입량 75만 톤 중 67만 톤을 차지했고, 그 사이 수입 단가는 24% 하락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은 올해 8월 중국 특수강봉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특수강·봉강의 반덤핑(AD) 제소를 통한 불공정 무역 행위 제재 가능성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을 통한 글로벌 철강과 특수강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한다며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우주항공∙방산 시장의 공급망 내 고성능 특수금속 소재 공급사로서 입지 강화를 위해, 국내 자회사간 통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선제적인 연구 개발(R&D) 투자를 통해 특수합금 소재 기술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