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협의한 2000억 달러의 10년 분할 현금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4220억 달러로 세계 9위다. 올해 3월 말 10위까지 말렸다가 다시 9위로 복귀했다.
외환보유액은 2021년 말 4631억 달러, 2022년 말 4232억 달러, 2023년 말 4202억달러, 2024년 말 4156억 달러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2~5월에는 41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5월 말 기록한 4046억 달러는 지난 2020년 4월 말 4040억 달러 이후 5년 1개월 만에 최소 수준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의 관세 인상 등의 여파로 원달러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을 사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주요국들의 외환보유액은 증가했다. 세계 1위 중국은 3조 2024억 달러에서 3조 3387억 달러로 4.3% 증가했다. 일본은 9.0%, 스위스는 16.0%, 인도는 10.1%, 러시아는 17.1% 각각 증가했다. 독일의 경우 35.2%로 가장 높은 외환보유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9위인 한국 뒤는 홍콩(4191억 달러), 싱가포르(3931억 달러)가 뒤를 쫓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 되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 증가세는 더욱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되,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하는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 연간 200억 달러는 보유 외화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통해 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재 9위인 외환보유액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 외환위기 수습 이후 처음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