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이딘로보틱스 협력…두산밥캣 시너지까지 기대

두산그룹이 '피지컬 AI' 개발로 그룹 로봇 사업의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그룹이 '피지컬 AI' 개발로 그룹 로봇 사업의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그룹이 '피지컬 AI' 개발로 그룹 로봇 사업의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10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지주사인 두산이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력을 약속한 데 이어 이달 3일 두산로보틱스는 에이딘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두산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모델과 시뮬레이션 기술, AI 인프라를 활용하고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관련 신기술에 대한 우선 접근을 포함한 포괄적 인력과 기술 지원을 받는다. 또 두산로보틱스는 정밀 힘·토크 센싱 기술과 핸드·그리퍼를 결합해 자율 작업이 가능한 피지컬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EU의 AI 공동 연구·협력 단체 AI4EU은 피지컬 AI에 대해 "AI가 데이터 처리를 넘어 실제 세계에서 물리적 상호작용을 지능적으로 수행하는 기술"이라 정의했다. 기존 로봇의 AI가 정해진 명령에 따른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의 '반응'을 중점에 둔 고도화된 기술로 여겨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 기조연설을 통해 "AI의 다음 프론티어는 피지컬 AI"라고 말한 바 있다.

피지컬 AI 적용 분야는 크게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차, 드론, AGV(무인 운반차)&AMR(자율 이동 로봇)의 4개 유형으로 구분되며, 두산그룹은 이중 휴머노이드와 AGV&AMR에 관련돼 있다.

로봇팔을 제조하는 두산로보틱스는 피지컬 AI로 제품 고도화를 추진한다. 반복 작업을 하는 로봇팔에 제품 내부 센서를 장착하고, 이를 통해 직접적인 피드백 데이터를 수집하고, 장애물을 피하거나 사람과 반응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성'을 갖추게 된다.

이는 고정된 자리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팔이 자율이동형으로 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정해진 위치에 정해진 강도로 수행하는 기존 작업수행 수준을 물체 상태에 따라 파지 강도와 위치 조정, 대상 유형에 맞는 정밀한 운동 수행 능력을 갖추는 수준까지 목표로 한다.

자율성이 강화된 로봇의 능력은 휴머노이드로 이어진다. 휴머노이드 개발의 어려움은 인간에게 힘든 작업은 오히려 개발이 쉽고, 인간에게 쉬운 건 개발이 어렵다는 '모라벡의 역설'로 잘 알려져 있다. 캐나다 로봇공학 연구자인 한스 모라벡은 "AI, 로봇은 고차원적인 사고보다 오히려 인간의 기본적인 지각과 운동 능력을 구현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와 에이딘로보틱스 두 곳 모두 우리나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연합체인 'K-휴머노이드 연합' 선정 기업이다. 두 곳은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핸드·그리퍼에 에이딘로보틱스 힘·토크센싱 결합함으로써 양팔형 로봇 휴머노이드 플랫폼 개발도 함께 진행한다.

피지컬 AI를 통한 무인화와 자율성은 두산밥캣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AGV&AMR은 제조·물류현장에 특화돼 있으며, 이는 두산밥캣이 개발중인 무인화된 팔레타이징 지게차와도 연계된다. 이는 공장과 창고를 '스마트 공간화'를 의미한다.

토요타는 이미 AGV 기반 '센터-컨트롤 라이더 자동 지게차'로 피지컬AI 실현 중이다. 해당 지게차는 환경 인식과 충돌 회피, 속도 자동 조절 등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지만, 결국엔 AMR형 피지컬 AI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GV는 자기유도선, QR, 마그네틱 등 사전에 정해진 데로 움직이지만, AMR은 라이다를 기반으로 자율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 딜리전스 로보틱스는 병원에 AMR형 로봇인 'Moxi'를 투입해 시험 중이다.

지난해 시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피지컬 AI 유형 중 자율주행차형이 18억5800만 대, 휴머노이드형 6억4800만 대, AGV&AMR형이 1억8100만 대, 드론형이 1억4900만 대 보급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외 산업·서비스 영역 중심의 수요 기반으로 세분화해 가정용 청소 로봇, 돌봄 로봇, 상업용 청소 로봇, 식료품 배송 로봇, 음식 서비스 로봇을 추가했다.

한편 두산은 올해 피지컬 AI 혁신을 담당하는 조직인 'AX Center'를 지주부문에 신설하고, AI 분야 세계 최고 대학 중 하나인 스탠포드 대학의 Human-Centered AI 연구소(HAI)와 산학 협력 파트너십을 맺으며 피지컬 AI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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