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구구 협곡’ 던전 체험… 고정 딜 벗어나 회피·판정 박진감

언리얼엔진5로 구성돼 돌아온 아이온2의 풍경.
언리얼엔진5로 구성돼 돌아온 아이온2의 풍경.

오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지스타 2025’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 시연회에서 ‘아이온2’를 직접 플레이해본 첫 인상은 '변화'다 그래픽만 손본 후속작이 아니라, 엔씨소프트 특유의 정적 전투 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변화가 게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과거처럼 스펙이 전투 흐름을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회피와 타이밍, 판정을 활용해 ‘직접 움직이는 맛’이 강조된 형태다.

지난달 29일 열린 미디어 시연회는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고, 시연의 중심은 인스턴스 던전 ‘우루구구 협곡’이었다.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캐릭터를 만든 뒤, 비행과 수영, 회피 기반 전투 등 아이온2의 핵심 시스템을 묶어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 그래픽·이동·초반 전투는 친숙… 하지만 중간보스부터 확 달라진 전투 구조

캐릭터 생성에서는 얼굴·체형·색상 등 다양한 옵션을 200가지 부분에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기자는 탱커 역할의 ‘수호성’을 선택해 우루구구 협곡으로 들어섰다.

첫 구간의 인상은 ‘안정적인 진화’였다. 언리얼엔진5 기반 그래픽은 질감과 조명 표현이 정교했고, 전작에서 제한적이었던 활공은 이제 대부분 지역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어 탐험 동선의 자유도가 높아졌다. 협곡 초입의 전투는 과거 엔씨 MMORPG에서 익숙하게 보던 흐름이었다. 기본 공격과 광역 스킬을 섞어 쓰면 무난히 진행할 수 있고, 가끔 등장하는 토템 몬스터 정도가 리듬을 흔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두 중간보스 ‘심판자 우라훔’과 ‘수호대장 라우르’부터는 체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우라훔은 장판 형태의 지속 피해를 적극적으로 깔아 이동을 강제하고, 라우르는 끌어당김 이후 폭발을 유도하는 기믹을 중심으로 전투 흐름을 잡아간다. 이 시점부터는 이동기와 활공을 활용한 회피가 사실상 필수에 가깝고, 단순 스킬 순환보다 상황 판단이 훨씬 중요해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강조된 ‘후판정’ 중심의 수동 전투는 전투 인상을 크게 바꿨다. 공격이 닿는 순간에 피해가 판정돼, 연계 타이밍에 따라 전투 효율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보스의 공격도 마찬가지라 회피가 늦으면 그대로 맞고, 피한 뒤 이어지는 반격 타이밍이 훨씬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 최종보스 ‘아울도르’… 쉬지 못하게 몰아치는 패턴과 난도

중간보스를 넘어서는 길에는 ‘바람길’을 활용한 활공 이동 구간과 선택적 전투 루트가 배치돼 있어 탐험 자체도 단조롭지 않았다.

최종보스 ‘신성한 아울도르’는 시연의 백미였다. 공중 띄우기(에어본), 넓은 범위 장판, 동작 봉쇄 후 강력한 일격 등 다양한 패턴을 사용해 액션 RPG에 가까운 박진감을 만들었다. 2페이즈부터 등장하는 회오리 패턴은 이동 범위를 크게 좁혀 대응 난도를 끌어올렸다.

‘우루구구 협곡’의 최종보스 신성한 아울도르의 악랄한 회오리 패턴. 최대한 보스에 가까이 붙어 싸우면서 장판 스킬까지 피해야 한다.
‘우루구구 협곡’의 최종보스 신성한 아울도르의 악랄한 회오리 패턴. 최대한 보스에 가까이 붙어 싸우면서 장판 스킬까지 피해야 한다.

난이도 자체는 제법 매섭다. 시연용 캐릭터는 강화된 세팅이었지만 기자는 여러 차례 쓰러졌고, 클리어는 시연 종료 직전에서야 가능했다. 일부 체험자는 끝내 클리어하지 못해 난이도와 몰입도가 동시에 부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과거처럼 제자리에 서서 스킬만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움직임 자체가 전투의 핵심이 돼 반복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 변화를 담은 후속작… 정식 버전에서도 ‘손맛’ 유지할까

아이온2는 16일부터 사전 다운로드 및 캐릭터 생성을 지원하며, 19일 한국과 대만 지역에서 PC·모바일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된다. 글로벌 확장을 겨냥한 ‘신더시티’와 함께 엔씨의 신규 라인업을 책임지는 작품인 만큼, 이번 시연에서 확인된 ‘직접 움직이는 전투 감각’이 정식 버전에서도 그대로 유지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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