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한 보험업 외 사업 다각화 모색…몸값 최대 1조
입찰가·자금조달 방식 등 종합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이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2파전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주관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맡았다.
앞서 지난 8월 예비 입찰 심사를 통해 추려진 숏리스트(인수 적격 후보사)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PE) 2곳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었다.
이 가운데 최소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본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경영권을 손에 쥐는 곳이 어딘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이지스운용의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가 보유한 지분 12.4%와 재무적 투자자의 보유 물량 등을 합친 지분 60% 이상이다.
일각에서는 대신파이낸셜그룹과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 측 등의 지분까지 포함될 경우 매각 대상이 최대 98%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성장세가 둔화한 본업의 수익성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유망한 대체 투자처로서 부동산 자산운용사를 점찍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화그룹 오너 3세 중 둘째인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일찌감치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 산하 보험 계열사인 흥국생명 역시 사업다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지스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제시된 입찰가 수준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가 8000억∼1조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이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수전이 '조 단위' 딜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본입찰에서는 제시된 가격뿐 아니라 자금조달 구조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거래 종결 가능성이 높은 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잔금 지급 등으로 거래가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