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패션업계가 내수 부진으로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운동 인구 증가와 러닝 열풍으로 애슬레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요가복으로 시작한 젝시믹스, 안다르가 일상복과 결합한 애슬래저로 국내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1조 애슬래저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자체 원단 R&D 경쟁력과 러닝 전용 라인을 확장하는 등 전통 스포츠 브랜드의 틈새 시장을 노리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2020년 7620억원에서 2024년 1조57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이에 따라 젝시믹스, 안다르는 2020년부터 4년 간 매출이 각각 243%, 313% 고속 성장했다. 지난해 젝시믹스의 시장 점유율은 24.8%, 안다르는 22.4% 기록하며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슬레저(Athleisure, athletic+leisure)룩은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스포츠 웨어를 의미한다. 젝시믹스, 안다르가 처음부터 애슬레저를 공략했던 것은 아니다. 두 회사 모두 2015년 론칭 초기부터 요가복으로 스포츠 웨어 시장에 진입했다.
젝시믹스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최적의 아시안핏 요가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제품군을 넓혀 트레이닝 중심의 맨즈 라인을 확대했다. 또 최근 급증한 러닝 수요에 따라 2년 새 러닝 라인업인 RX가 급부상하며 요가복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국제 러닝 대회 등에 공식 스폰서로 나서며 대대적인 마케팅도 단행하고 있다. 올해 4월 서울 러너스 페스티벌에 공식 협찬사로 참여했고,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한 대규모 국제 마라톤 대회 ‘가민런 인도네시아’의 단독 스폰서로 선정됐다.
안다르는 필라테스와 요가에 최적화 된 브랜드로, 국산 원단을 사용했다는 부분을 강조해 시장에서 신뢰도를 쌓았다. 코로나 시기부터 조거팬츠, 와이드핏, 플레어, 부츠컷 등을 출시해 요가복에 집중됐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이미지 고급화에 나섰다. 이와 함께 원단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 조직인 ‘안다르 AI랩’도 운영하고 있다. 매출의 90%가 자체 개발한 기능성 원단이 적용된 상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아시아, 북미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략도 지속 중이다. 젝시믹스는 일본, 대만, 중국에서 홍콩 인도네시아 등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특히 일본에서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8% 신장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오는 4분기에는 태국, 필리핀 진출도 예정됐다.
이같은 공격적인 해외 확장에서 증권가에서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채널을 고집하지 않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진출한 홍콩의 경우를 살펴보면 온라인 쇼핑 점유율 1위 플랫폼 HKTVmall에 입점했고, 자사몰 앱 개발 및 런칭 준비도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안다르도 올해 미국 싱가포르 등에 투자를 확장한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새 브랜드 ‘스트레치유어스토리(STRETCH YOUR STORY)’를 론칭하고 뉴욕의 크리에이터 등과 협업을 지속중이다. 미국 애슬레저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135조원(970억달러) 규모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김경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다르 최대주주인 에코마케팅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마케팅, 투자 등 초기 비용 부담이 있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안다르 수익성 전망치는 보수적으로 추정했다”며 “미국 등 서구권 애슬레저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 성장성 확보를 위해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올해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안다르는 7% 증가한 774억원, 젝시믹스는 2.4% 증가한 699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