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보다 월등한 SK·삼성의 HBM 캐파…'양강' 구축 전망

구글이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자사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글이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자사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활용한 AI 모델 '제미나이3'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오픈AI의 '챗GPT'를 위협하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HBM 제조업체가 양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엔비디아 위주의 AI 생태계가 구글을 포함해 더욱 확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생산 캐파(생산능력)를 충분히 확보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존 3강을 구축했던 미국의 마이크론을 크게 따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추론 칩 TPU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플랫폼(메타)이 TPU 구매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GPU에 집중됐던 수요가 TPU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TPU 한 개에는 6~8개의 HBM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 1개에는 최신 HBM인 'HBM3E(5세대) 12단' 8개가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TPU가 기존 GPU의 시장을 잠식하는 것보다 AI 가속기 시장 전체의 메모르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량이 한정적인 GPU만으로는 글로벌 AI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 어렵고, GPU와 TPU가 상호 보완재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또 TPU가 GPU 대비 가격이 저렴한 것도 GPU와 별도로 TPU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에 TPU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캐파를 바탕으로 마이크론을 크게 따돌리고 2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GPU는 다양한 AI 모델과 워크로드 처리가 가능한 범용 가속기인 반면, 구글 TPU는 주문형 반도체(ASIC)로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워크로드 처리에 특화된 칩이라는 점에서 용도와 목적이 다르다"며 "AI 발전에 따라 엔비디아 GPU와 구글 TPU가 함께 성장하며 시장을 키워 나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구글 TPU 내 HBM 공급 비중을 SK하이닉스 56.6%, 삼성전자 43.4%로 추정했다.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 비중이 60%에 달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구글의 최신 TPU 7세대(아이언우드)에 HBM3E 8단을 우선 공급사로 납품하고 있다. 차기 버전인 TPU 7e에는 HBM3E 12단을 독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진입한 삼성전자는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오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파운드리나 HBM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기대된다. 

늘어나는 HBM 수요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대부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HSBC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월 HBM 캐파는 각각 16만장, 15만장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5만 5000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며 한국 업체들의 3분의 1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HBM4(6세대)가 탑재되는 신규 TPU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우위를 전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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