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원전 가동중단하라" 협박…농협·스턱스넷 사례보면 폐쇄망도 '안심 못해'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한국수력원자원 해킹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속 해킹 흔적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스템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또 원전 관련 자료를 추가 폭로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또 폐쇄망이라 하더라도 해킹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수원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원전반대그룹 후엠아이’는 21일 새벽 고리원전 1‧2호기 부품 관련 도면 5장과 월성3‧4호기 최종안전성 보고서, 원전 사용 프로그램 사용 설명서 등을 공개했다.
이 그룹은 ‘청와대 아직도 아닌 보살’이란 제목의 협박성 메시지에서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국내원전의 상당기수를 공격해 가동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들은 “다시 말하지만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를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추가 폭로는 4번째다. 이들은 지난 15일 최초로 한수원 내부자료를 네이버 블로그에 공개했고 18일 월성1‧2호기 제어프로그램 해설서 일부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19일에는 고리1호기 원자로 냉각시스템 밸브 도면, 사내 전화번호 부 등을 공개했다.
한수원과 산업부 측은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사이버 경계태세 강화, 긴급대응반 구성 등의 조치를 취하다 21일 4차 폭로 이후 합동수사단 수사관을 급파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수원과 산업부는 “해킹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중요한 자료가 아니다” 등의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4번째 추가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점차 가중되는 상황. 더욱이 폐쇄망이라 할지라도 해킹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들이 지속 제기되면서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이란 핵시설 스턱스넷 감염 등을 살펴보면 폐쇄망이라고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1년 벌어진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의 경우 서버 유지 보수를 맡고 있던 외주업체 직원의 컴퓨터에 잠입해있던 악성코드로 인한 것이었다. 2010년 6월 이란 원자력 시설을 마비시킨 악성코드 스턱스넷도 USB를 통해 감염됐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 불안감이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