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조립식 선반시장 점령한 민효기 대표
“재택근무로 홈리빙 수요 늘어 인터넷 폭발적 인기
해외서도 문의 잇따라…아마존 입점 노크하는 중”

'스피드랙' 민효기 대표
'스피드랙' 민효기 대표

볼트·너트 없이도 쉽게 조립이 가능한 선반을 내세워 국내 가정용 조립식앵글선반 시장을 접수한 ‘스피드랙’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홈리빙 수요가 늘며 더 큰 도약을 이뤄냈다. 이제 스피드랙은 국내를 넘어 아마존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올해 불혹에 접어든 스피드랙 민효기 대표는 ‘2세 경영인’이다. 창업주인 아버지 민병오 회장(73)을 따라 20대 혈기왕성하던 2005년 합류했다. 민 대표의 합류 이후 스피드랙은 승승장구했다. 2012년 가정용 무볼트 선반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조립과 이동이 편리한게 장점인 스피드랙이 대박을 치면서 지난 6년 새 매출은 6배, 고용 인원은 5배 증가했다.

민 대표는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 스피드랙의 전신인 영진산업을 만들어 조립식 선반 제품을 세상에 내놓으셨고, 이후 꾸준히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쉽게 조립이 가능한 가정용 앵글선반을 만들어 내셨다”면서 “저는 스피드랙 제품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 스피드랙을 박람회에 출품한 것도, 온라인 마켓으로 판로를 확장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도 제 아이디어”라고 웃으며 말했다.

기존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가정용 조립식앵글은 프레임과 합판, 조립을 위해 볼트·너트가 필요하다. 혼자선 조립이 힘들고 많은 작업시간이 소요되는 단점도 있다. 목재 수납장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이동 또는 보관 때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스피드랙은 볼트·너트가 필요 없는 무볼트 저소음 핸디형 조립 방식을 택하고 있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조립과 해체를 할 수 있고 선반 높낮이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하다. 

자체 테스트 결과 3단 선반 기준 10분에서 5분으로 조립시간을 2배 단축했고, 망치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소음을 줄여 퇴근 후 늦은 저녁시간에도 조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동과 보관이 쉬워 이사할 때 분리해 부피를 줄이면 이사 비용도 절감된다.

'스피드랙' 공장
'스피드랙' 공장

최근 제품은 100%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강철을 사용해 150kg 이상의 무게도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재 사이즈를 다양화해 장남감 레고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구성으로 자유롭게 스타일링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민 대표는 “과거 부모님 세대는 직장이 중심었다면 현대인은 집이 중심”이라면서 “지금은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닐 수 있는 ‘슬세권’이 약진하고, 자신만의 홈그라운드 영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재택근무, 홈트레이닝, 홈영화관, 홈카페 등 집콕 트렌드에 따라 인테리어 업계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례로 정리의 기술, 공간의 재배치, 물건을 수납하는 방법 등 집 정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의 집에 가서 물건을 정리해주는 TV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물리적으로 집의 크기를 넓힐 수 없다 보니 정리를 통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관심이 커졌다. 기존 완성가구를 사용하다 보면 딱 몇 센티미터만 더 높았으면, 선반 한 단만 더 있었으면, 아이 키에 맞춰 옷걸이의 위치가 조금만 낮았으면, 공간에 따라 형태도 분위기도 변화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리 컨텐츠가 대세로 떠오른 덕에 조립식 모듈가구 스피드랙은 정리정돈이 시급한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면서 판매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유튜브 채널 '정리마켓'을 운영중인 민효기 대표.
유튜브 채널 '정리마켓'을 운영중인 민효기 대표.

온라인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민 대표는 최근 유튜브에 뛰어들어 ‘정리마켓’ 채널을 운영중이다. 몇 달 새 정기 구독자가 3만4000명을 넘어섰다. 민 대표는 정리가 필요한 구독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이를 정리해 주면서 구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자연스럽게 스피드랙을 홍보한다. 기업의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강조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무료로 정리작업을 해주고 있다. 

민 대표는 “최근 스피드랙의 매출 증가요인을 분석해 본 결과, 코로나 시대에 가전·가구 시장이 성장한 외부요인도 있지만 온라인 마케팅 강화 영향이 80% 가량을 차지했다”면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는 중소벤처기업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운영하는 경영자문 프로그램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스피드랙 역시 2013년 전경련에서 운영하는 경영자문단을 요청해 지난 6년 간 7명의 자문위원으로부터 경영자문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공사례로 지난해 말 ‘우수자문 중소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경련 경영자문단은 대기업의 경영전략, 마케팅, 기술·생산품질, 자금·재무, 인사·노무 등 경영전반에 걸친 핵심역량을 중소기업에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민 대표는 “자문위원 중 하이마트 로지텍 대표였던 이병기 위원의 도움이 가장 컸다. 이 위원은 조직을 관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경영의 노하우를 전수해 줬다. 특히 저는 아버지의 경영철학과 자꾸 부딪치는 점이 많았는데 이 위원이 잘 중재해줬고, 다른 직원과는 이야기할 수 없는 속내까지 자문단에게는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다른 중소 기업인들도 여러 자문단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려 기업성장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 대표는 스피드랙이 아마존에 입점하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롯데마트를 통해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홍콩 등 동남아 7개국에 스피드랙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민 대표는 “스피드랙은 조립식이라 3만 가지 이상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 “제품 하나당 매출 비중이 20억원 정도인 아마존 플랫폼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매출 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지만,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책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면서 “이 같은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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