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우리는 지금까지 네 차례의 산업혁명을 경험하였다. 제1차 산업혁명은 1780년 경 영국에서 석탄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하여 증기기관(steam engine)을 활용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농업사회에서 공업화사회로 이행하였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 경 미국에서 석유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하여 내연기관을 사용하였는데 자동차, 전기, 철도, 해운 등이 주된 산업이었다. 3차 산업혁명은 1960년 경 이후 반도체, 컴퓨터를 활용하였으며 정보화사회로 이행하였다. 현재 진행중인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부르며 1990년 경 이후부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AI, big data, cloud, robot, 3D 프린팅, 가상 및 증강 현실(VR, AR), 생명과학 등이 주요한 분야이다.

그런데 디지털 혁명 시대의 주요한 특징은 고용의 기본 축이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벤처기업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은 새로운 일자리의 무려 60%가 전체 기업수의 40%에 불과한 중소·벤처기업에서 나온다. 한국 정부가 2017년 한국 경제의 중심축을 중소·벤처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한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대한민국정부, ‘중소기업 육성 종합계획 2020~2022년’, 2020. 9.)

지난해 6월 말 벤처기업의 총 고용은 66만8000명인데, 이는 4대 그룹의 총 고용인원 69만명과 비슷한 규모이다. 그 구성은 2020년 5월 말 기준 삼성 26만1000명, 현대차 16만6000명, LG 15만3000명 그리고 SK 11만1000명이다. 한편 벤처투자도 2019년에는 4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다.

코로나 19사태를 계기로 중소벤처기업의 성공사례를 보면, 스타트업 ‘모닥’의 대학생 창업자가 ‘코로나맵’을 개발하여 실시간으로 확진자의 동선정보를 무료로 제공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코로나맵의 방문자는 무려 4000만명을 기록하였다. 또한 ‘씨젠’은 진단시약을 2주 만에 개발해서 세계 67개 국가에 5000만 개의 테스트 용품을 수출하였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의 숫자는 2020년 현재 11개로, 미국 210개, 중국 102개, 영국 22개, 인도 18개, 그리고 독일 12개의 뒤를 쫓고 있다. 당국은 기업가치가 1000억원 이상인 예비 유니콘을 2022년까지 100개 육성할 목표를 세웠다.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혁명 시대에는 과거처럼 일자리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창출되기보다는 중소·벤처기업들이 고용창출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일자리가 주로 중소·벤처기업들에 의해서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른바 명문대학 SKY에 대한 수요가 지극히 높은데, 이는 이곳을 졸업해야 대기업처럼 평판이 좋고 직장의 안정성이 보장되며 보수가 높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급속한 변화로 고용의 양상도 크게 바뀌고 있다. 마침 중소기업중앙회가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참 괜찮은 중소기업”이라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활용해서 청년구직자들은 우수 중소기업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일자리 정보도 구할 수가 있다.(중앙일보, 2020.6.24.)

그런데 구직자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을 이용해서 정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100개의 인증사업에 참여한 12만 개 중소기업들 가운데 재무성과, 신용등급, 퇴사율 등의 6개 기준으로 엄선한 약 3만개의 “참 괜찮은 중소기업”들을 지도에서 찾기, 조건으로 찾기, 선호기업 찾기를 통해 맞춤형으로 검색할 수 있다.

여기서 ‘지도에서 찾기’는 구직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우수 중소기업들을 찾을 수 있다. ‘조건으로 찾기’는 업종, 규모, 복지, 근무환경 등을 검색할 수가 있고, ‘선호기업 찾기’는 구직자가 연봉, 성과보상, 근무환경, 기업건전성, 조직문화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을 개발한 것은 구인·구직난을 겪고 있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들과 청년구직자들 모두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급속한 산업구조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혁명’시대를 맞이해 “참 괜찮은 중소기업”은 특히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구인난도 완화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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