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를 돌아보면 항상 큰 위기의 시기가 기회였음을 알 수 있다. 1위 혁신기업들은 대부분 세상이 망할 것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은 70년대 경제 위기 속에서 탄생했고, 인터넷 세상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은 오일 쇼크 이후 2000년 경제불황속에 탄생했다. 세계 공유경제의 상징인 에어비앤비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창업됐다.
우리나라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는 IMF 구제금융을 받던 1999년에 창업했다. 카카오 서비스도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불안했던 시기에 시작됐다.
특히, 위기속에서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한 기업들이 새롭게 성장했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 초기에 빠르게 적응한 카카오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애플 아이폰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갤럭시로 대응한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 강자가 되었지만, 1년 늦게 진출한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는 위기속에서도 디지털 전환, 플랫폼으로 무장한 넷플릭스, 배달의민족 같은 기업들은 크게 성장했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구독경제, 무인 매장 등 비대면 시장흐름에 맞는 비즈니스 변화를 적극 시도한 기업들은 코로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기업의 비즈니스는 비대면 커뮤니티에 기반한 비즈니스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네이버 카페는 편집기능을 확대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화했고, 당근마켓은 지역기반의 커뮤니티 활성화 앱으로 시작하여 중고 거래 서비스를 도입, 크게 성공했다.
뿐만아니라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하고, 성장 사업을 추가하는 혁신기업들에게는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탄소배출 저감, 전기차, 수소경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ESG, 메타버스 등의 미래 성장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위기속에서도 기회를 맞는 혁신기업들의 공통적인 노하우는 무엇일까? 바로 철저하게 "고객중심"이라는 것이다. 고객중심은 너무 평범한 단어이지만 기업 비즈니스 성공 비결의 진리와도 같다. 위기속에서 소비자들의 생활팬턴, 소비패턴의 변화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이끌어 가면서 시장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애플, 구글,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들도 이처럼 고객욕구나 정보에 대한 빅데이타를 많이 갖고 있는 혁신기업들이고, 이런 기업들이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를 혁신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들 플랫폼 기업들의 서비스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승무원을 뽑는 면접관으로 충성 고객을 초청한다.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 수준이 실제 채용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기의 시기에는 이러한 고객중심의 경영활동이 더욱 기업 경쟁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요즈음 대권후보 캠프에 참여해서 무슨 분야 정책을 개발한다는 전문가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얘기를 들어보면 급하게 부탁받고 밤 세워 정책을 준비했다면서 은근히 자기실력을 과시하듯 말한다.
기업에서는 히트상품 하나를 만들려면 철저하게 고객조사, 니즈 파악, 경쟁사 분석, 미래 시장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말 차별화된 컨셉의 신제품을 개발하려고 무지하게 노력한다. 그래도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물며 국가의 5년 정책이 하루밤 날세워 만들어 진다는게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대권후보들 토론을 들어보면 히트 가능성 있는 차별화된 신상품은 보이지 않고, 급하게 이월상품 재고처리 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
세종대왕은 조세정책을 개발하는데, 교통수단도 없는 그 당시에도 17만명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요즈음은 왜 이런 정치 지도자가 없는 것인지 아쉽다.
토론을 하더라도 국민의 욕구나 불만을 조사한 데이타를 갖고 문제제기를 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신뢰가 갈텐데, 그런 분은 별로 보이지 않고, 오로지 상대의 약점을 들춰내는데만 집중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코로나 공존’ 시대, 위기속에서 기회를 찾는 혁신기업이 되기위해서는 코로나로 달라진 고객의 생활패턴과 소비패턴을 정확히 파악,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비대면 시대에 고객을 감동시켜 매력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전환 또는 플랫폼 서비스를 고객중심으로 차별화해야만 한다.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