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국내 최초 웹툰을 4DX로 상영
'문유' 모션체어로 무중력 우주 선사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4DX 문유' 사전 기자간담회. 사진/CGV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4DX 문유' 사전 기자간담회. 사진/CGV

어두컴컴한 진공 속을 마치 헤엄치듯 의자는 유유히 흔들린다. 우주 한가운데 있는 듯 기시감을 자아내지만, 놀랍게도 이곳은 극장이었다. 로켓이 발사될 때면 뜨거운 바람이 나오고, 샤워를 할 때면 천장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웹툰 '문유'의 4DX 상영회가 열렸다. 웹툰을 원작으로 4DX 상영회를 연 것은 국내 영화관에서 CGV가 처음이다. 

핸드폰으로 보던 웹툰체와 말풍선은 그대로 스크린에 실렸다. 웹툰의 '타이포 그래픽'을 차용했으며, 화면은 손가락으로 위나 옆으로 넘기듯 스냅 식으로 바뀌었다. 말 그대로 웹툰을 극장에서 보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4DX 문유'는 CJ CGV의 자회사인 CJ 4DPLEX가 네이버웹툰과 협력해 제작했다. 4DX의 다양한 효과들을 웹툰에 넣은 작품이다. 문유는 지구로 향하는 운석 '파이'를 막기 위해 달로 갔다가 홀로 남겨진 주인공 '문유'의 생존기를 그린다. 문유는 조석 작가가 2016년부터 네이버웹툰에 게재했으며, 총 68화 분량이다. 

'4DX 문유'는 68화의 에피소드 중 관객이 우주에서 느낄 수 있는 최적합한 요소들과 효과들로 구성했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는 모션체어의 기민한 움직임으로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마찬가지로 문유가 달에서 겪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도 역동적인 4DX 모션체어로 체험할 수 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모션체어는 쉴 새 없이 흔들린다. 러닝타임은 50분으로, 안장혁과 김영선, 이슬 등의 성우들이 목소리를 맡았다. 

네이버웹툰 역시 '지금 우리 학교는', '유미의 세포들', '신과 함께' 등 40여 개의 웹툰이나 웹소설을 영화나 드라마화했으나, 4DX 형식으로 웹툰 자체를 극장에 상영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 4DPLEX는 10년 간 축적해온 4DX 기술력으로 이번 '4DX 문유'를 1년 동안 공들여왔다. 모션그래픽이나 실사합성, 프로파일 영상 테스트 등을 통해 웹툰을 재현하는데 기술적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달 배경으로 저중력 곡예와 로켓 발사, 캥거루와의 액션 등이 그 예다. 이를 위해 4DX 효과를 오롯이 화면에 쏟아부었다. 전체적인 톤은 흑백의 모노톤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68회 분량을 50분으로 압축하고, 4DX 효과에만 집중하다 보니 몰입감은 뚝 떨어졌다. 문유가 달에 혼자 남아 겪는 공허감이나 허탈감, 달에서 만난 네나드 박사와의 시퀀스 등에서 오는 감정 전달은 좀처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웹툰 '문유를' 잘 알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이야기가 결국 무엇을 말하는지 의문만 남을 수도 있다. 

다만, CGV 측은 원작자와 충분히 협의한 각색이라고 한다. 

윤현정 CJ 4DPLEX 총괄 프로듀서는 "조석 작가와는 스토리보드부터 기획까지 컨펌 혹은 협의 과정을 거쳤다"며 "이후 네이버웹툰하고 실시간으로 이야기하며 제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현주 네이버웹툰 담당은 "'문유'의 원작팬, 웹툰을 좋아하는 관객이 많이 봐주면 좋을 거 같다"라며 "'문유' 이후 CJ 4DPLEX와 함께 만들 작품은 정해진 것이 없지만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문유 4DX'는 오는 12일 정식 개봉한다. 4DX 상영관이 있는 전국 CGV 31개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