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볼리. 사진/연합뉴스
삼성 볼리. 사진/연합뉴스

CES 2025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대 화두도 역시 AI(인공지능)였고, 이를 주도한 건 한국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각각 홈 AI와 AI 홈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집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차량, 선박, 사무실 등으로 공간을 확장했다. 집사에 머물렀던 AI가 앞으로 종일 함께 하는 비서 역할까지 하는 세상을 보여줬다. 

SK그룹은 더 편리한 일상을 지원하기 AI의 능력을 키울 AI 하드웨어를 내세웠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와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처리할 AI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선보였다.

아울러 한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분야를 불문하고 세계를 무대로 그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 집사로봇 삼성 볼리와 LG Q9

삼성전자는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의 상반기 출시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오는 5~6월 중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볼리에 대한 구독 사업 진행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볼리는 공 모양의 집사 로봇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전격 공개했다. 2020년 CES에서 초기화 모델을 선보인 이후 4년 만에 상용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볼리와는 별도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동향과 로봇 시장에 맞춰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한종희 부회장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한 부회장은 “로봇이 AI와 만나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 확신하며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대해 그다지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도 투자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조주완 최고경영자의 발표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I 집사 로봇 ‘AI 에이전트(Q9)’의 개발 및 고도화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자사 고유의 로봇 브랜드인 ‘LG 클로이’의 판매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3월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를 통한 로봇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로봇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해야겠다고 생각해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했다”면서 “F&B, 물류 쪽 로봇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홈 영역에서도 준비하고 있다. 홈 영역이 LG전자의 메이저 그라운드이기 때문에 가사 로봇 혹은 가사 휴머노이드, 혹은 로봇타입드 가전 등 콘셉트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C가 CES 2025에서 SK그룹 4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시관 내 AI 데이터센터 구역에 유리 기판을 실물 전시했다. 사진/SKC
SKC가 CES 2025에서 SK그룹 4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시관 내 AI 데이터센터 구역에 유리 기판을 실물 전시했다. 사진/SKC

◆ SKC 유리기판, 엔비디아 공급?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연속 3년 CES에 방문했다. 최 회장은 SKC 유리 기판의 엔비디아향 공급을 시사하기도 했다.

SK는 CES에서 SKC의 유리 기판 실물을 전시하며 차세대 기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영업에 성공하면서 AI 반도체 밸류체인 선점에 한 발자국 가까워졌다.

SK그룹 부스를 방문한 최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SKC의 유리 기판 모형을 들어 올린 뒤 “방금 팔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직접 고객사를 만나 유리 기판 공급을 확정지었다는 얘기다. 

◆ 엔비디아 GPU 신제품에 삼성전자 초도물량 공급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인 RTX 50 시리즈에 “마이크론의 그래픽 D램 ‘GDDR7’이 장착된다”는 발표를 정정하고 “삼성전자가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RTX 50시리즈를 공개하며 “마이크론 GDDR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개최된 기조연설에서 마이크론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 젠슨 황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메모리를 안 만드는 것으로 안다”고 답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GDDR7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 돋보인 K-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CES에서 ‘K-스타트업 통합관’을 개관했다. 통합관은 스타트업 127개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대학, 대기업 등 지원기관 30개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통합관에서는 스타트업들의 혁신적 기술과 제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기업설명회(IR) 피칭과 현지 벤처캐피탈(VC) 세미나, 글로벌 스타트업 서밋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창업진흥원은 개관식에서 한국 스타트업과 미국 간 교류를 활성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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