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원전 현대건설·도시 복구 삼부토건 MOU 잇따라
재건사업 정보 한국에 먼저…'한강의 기적' 재현 목표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국토 곳곳이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재건을 요청하면서 국내 건설업계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단순한 재건을 넘어서 새로운 대형 인프라 형성을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의 규모는 12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와 재건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서울시도 전날 우크라이나로부터 전쟁 후 도시 발전·복구 경험을 공유해달란 요청을 받았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이날 우크라이나 의원들은 원 장관에게 “당장이라도 투자와 재건사업 참여를 검토해달라”고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원 장관은 한국의 재건 경험을 소개하며 스마트시티, 첨단산업단지, IT 기반 교통망 등 한국만의 노하우를 담은 'K-개발 플랫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또한 관련 경험을 전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도시·사회·경제 복구, 대중교통·산업시설·디지털시민서비스 등 인프라 확충, 전후 개선된 도시 운영을 위한 효율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방향 정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꿈’이라고 이름 붙은 재건사업 5000개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빨리 한국과 먼저 공유하기로 했다. 해당 데이터 베이스에는 우크라이나 지역별로 추진되는 재건사업에 대한 재원, 관할 부처․지자체 등 정보가 상세하게 취합돼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는 ‘꿈’을 내달 21∼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재건회의에서 공개할 방침이나, 재건사업 투자·협력을 받기 위해 한국에 한달 먼저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런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빠르게 재건 협력을 구축해가는 이유는 우수한 건설사를 다수 보유한데다, 6.25 전쟁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빠른 복구를 이뤄낸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진행될 재건 사업의 규모는 한화로 9000억달러(한화 1205조원)에 달하며, 파괴된 철도, 도로, 군사시설 재건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순한 재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원전 등 미래 인프라 시설 수요도 상당해 한국 건설업계가 진출할 새로운 신시장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팀 홀텍’을 구성,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원자력 공사 에네르고아톰과 함께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을 짓기로 MOU를 맺었다,
팀 홀텍은 오는 2029년까지 우크라이나에 160㎿(메가와트)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자로인 SMR-160을 20기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팀 홀텍은 SMR 구축사업을 통해 우크라이나 탄소중립과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부토건 또한 지난 23일(현지시간) 폴란드 건설회사 'F1 Family Holding LLC'와 우크라이나 도시 복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소식에 삼부토건의 주가는 지난 22, 23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20%대 주가 상승을 이루기도 했다.
이외에도 종합건자재기업 에스와이가 폴란드 현지업체와 MOU를 맺고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건자재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종합물류기업 국보 또한 우크라이나 항만 시설 재건에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데다, 최대 도시 중 하나인 마리우폴이 여전히 점령 상태인 점을 들어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주요 요충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도심대를 둘러싼 전투가 러시아의 승리로 돌아간 것도 있어 전쟁의 행방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