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로 하에테크 발주공백 예상 빈자리는 래미안이 채워
올해 주택개발 시공권 확보 5조원 목표…실적 공백 메우기 사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원형 타워의 플로랄 리프 게이트. 사진/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원형 타워의 플로랄 리프 게이트.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 자사의 아파트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사업에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삼성물산의 일감 곳간을 책임진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관련 발주 물량이 감소한 것을 대비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올해 제시한 도시정비 등 주택 개발 시공권 확보 목표액은 5조원 이상이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도시정비 시장에서 ▲2020년 1조487억원(2건) ▲2021년 9117억원(4건) ▲2022년 1조8668억원(5건) ▲2023년 2조951억원(4건)을 수주했다. 지난해는 3조6398억원(7건)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삼성물산의 도시정비 수주 전략 전환은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등 그룹사 하이테크 수주가 10조원을 웃돌았던 2023년까진 도시정비 시장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삼성전자에서 발주하는 하이테크 공사는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뒷받침해주는데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0억원 감소한 것도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지난해 하이테크 수주가 7조8000억원에 그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하이테크 수주 전망도 6조7000억원에 그치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성을 위해선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했다. 올해 삼성물산이 도시정비 시장에 눈을 돌린 까닭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도시정비사업이 삼성물산의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재개발 수주 비중은 전체 수주 목표액(18조원)의 약 27%다. 지난해에는 20% 수준에 그쳤다. 

삼성물산은 하이테크 공백을 채울 대안으로 주택을 비롯해 공항, 메트로, 데이터센터 등 기술특화 상품, 사우디 모듈러, 국내 개발사업 등 수주 영역을 다양화하겠다고 제시했다.

주택은 최근 현대건설을 누르고 수주한 한남4구역을 비롯해 강남과 한강변 우량 입지를 중심으로 수주할 계획이다. 한남4구역 다음으로는 강남권 한강변 주요 정비사업 지역인 신반포4차 시공사 입찰을 통해 수주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4차 수주를 통해 반포 지역 내 래미안 단지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이 지역에서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신반포15차 재건축(래미안 원펜타스) ▲반포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반포주공2단지(래미안 퍼스티지) 등 사업을 따낸 바 있다.

또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입찰에도 참여했다. 삼성물산이 방화6구역 시공사로 선정되면 방화뉴타운 사업에 처음 참여하게 된다. 이 지역은 ‘제2의 마곡’으로 불리는 방화뉴타운은 방화 2·3·5·6구역에 4300여 가구가 조성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과 광진구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을 준비 중이다. 대림가락 재건축 공사비는 4297억원이며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은 기존 세대수에서 약 15% 증가한 437세대 규모로 리모델링 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삼성물산의 행보를 보면 사업성이 있는 주요 입지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모습”이라며 “그동안 정비사업에 소극적이던 삼성물산이 그룹사 일감이 줄면서 적극 시장에 뛰어든 결과 주요 사업지 중심으로 경쟁 입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향후 압구정 현대 등 강남권을 비롯해 여의도 일대의 우수한 단지들이 줄곧 예정돼 있어 적극적으로 입찰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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