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기준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1.29∼1.46%p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를 통한 은행의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로 집계됐다.
이 예대금리차는 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을 제외하고 각 은행이 계산한 결과다.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아 이를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포인트로 1위였다. 한국씨티은행(2.61%포인트)·광주은행(2.08%포인트) 등도 예대금리차가 2%포인트를 넘어섰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이후 지난 1월까지 대체로 계속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와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당국이 은행들에 대출 수요 억제를 주문했고 은행권이 같은 해 8월부터 잇따라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린 뒤 아직 충분히 내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지난 1월까지 6개월 동안 ▲신한은행 1.22%포인트 ▲ 우리은행 1.19%포인트 ▲ KB국민은행 0.85%포인트 ▲ 하나은행 0.84%포인트 ▲ NH농협은행 0.61%포인트씩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
하나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1.37%포인트)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최대 기록이다.
신한은행(1.42%포인트)도 공시 자료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포인트)을 제외하고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우리은행(1.34%포인트)과 KB국민은행(1.29%포인트)의 경우 모두 2023년 2월(1.46%포인트·1.48%포인트) 이래 1년 11개월 만에 예대금리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NH농협은행(1.46%포인트)도 2024년 1월(1.50%포인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하락은 더딘 반면 수신(예금) 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전후로 속도가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전날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