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금융권 타격 미미할 것…이미지는 실추"

홈플러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사진/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가 정상 영업을 통해 상거래 채권은 전액 우선변제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협력업체 안심시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영업력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잇따라 중단하는 등 갑작스러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돌입에 당황하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이며 정상 영업을 위해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의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고 임직원 급여 지급에도 영향이 없을 것을 강조했다. 회생절차는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것으로, 금융부채만 유예되고 정상 영업을 통해 재정건전성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가 선제적 회생절차에 나선 것은 단기자금 공급 차질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말 신용평가사가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조정하면서 이르면 5월부터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한 기업어음(CP) 발행이 어려워졌다. 또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이자부담도 커질 우려가 높았다.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임금채권, 상거래채권만 지급하면 된다. 영업을 통한 현금은 고스란히 회사에 쌓인다. 유통업의 특성상 홈플러스는 매월 1000억원 수준의 현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트 건물 임대료, 금융 이자, 기업어음 상환분 등의 지급과 상환은 모두 유예된다. 

홈플러스 측은 법원 조사위원의 실사에 따라 전반적인 재산상태와 영업상태를 평가하고 부담이 가능한 수준으로 채무가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의 이번 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해 영업력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협력업체가 홈플러스와의 신용 거래에 대해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현금결제를 요청할 수 있다"라며 "결론적으로 홈플러스의 재고 확보 등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영업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융채권 유예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현재 사업구조를 놓고 보면 기존 사업장을 유지하는 투자만 이뤄지고 있어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 및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회생 절차와 무관하게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SSM, 온라인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고 밝힌 만큼 산업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에서 1조 2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받았지만 약 4조 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신탁을 담보로 잡고 있어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단기채권은 1100억원 수준으로 KB국민은행 550억원, 신한은행 280억원, 우리은행 270억원 등이다. 이들 3개 은행의 원화 대출 총액은 983조 8000억원에 달해 은행들에게 일부 충당금 부담 발생 우려가 있지만 비중은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지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상품권의 경우 상거래 채권에 해당해 전액 변제가 가능하지만,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상품권 변제에 시일이 걸리거나 다른 변수가 생기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다. 

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 빕스, 더플레이스, 신라면세점, CJ CGV, 신라면세점, 아웃백, 앰배서더호텔 등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지했다. 타 업체들도 상품권 사용중지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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