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 사진/연합뉴스

5G보다 비싼 LTE 요금제 개편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5G·LTE 통합요금제 출시 시점이 생각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통합요금제란 5G와 LTE 구분 없이 데이터 용량이나 전송 속도 등 가입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 적합한 요금을 선택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5G와 LTE 간 요금 역전 문제를 개선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과기정통부는 연초 업무계획 보고에서 “간소화된 요금 체계를 통해 소비자들이 최적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1분기로 예정됐던 KT의 통합요금제 출시가 2분기로 넘어갔다. 이통3사 중 KT가 가장 먼저 통합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세부 사항 조정 등을 이유로 2분기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현재 KT는 통합요금제 출시를 위해 세부 사항을 조정 중이지만, 4월 출시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KT에 이어 5G 보다 비싼 LTE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통합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다. KT의 통합요금제 출시가 미뤄진 만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통합요금제도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통신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출시 시점·산정방식 등을 확정짓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 KT를 시작으로 통합요금제가 출시되더라도 요금 인하 효과가 불문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가요금제와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된 상황에서 파격적인 수준의 통합요금제를 내놓을 가능성을 낮기 때문이다. 

더불어 요금역전 현상에 해당되는 LTE 요금제는 신규 가입이 종료됐고, 세대 간 교차 가입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결합과 부가 혜택 등 필요에 의해 LTE 상품을 지속 이용하는 고객도 있는 만큼 요금제를 변경할 유인이 적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중저가 5G 요금제를 다수 출시했다. 

KT의 ‘요고’나 LG유플러스의 ‘너겟’과 같이 맞춤형 통신요금 추천 서비스를 자체 운영 중이며,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최적요금제 추천 서비스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출시가 예정됐다. 

특히 5G와 LTE를 함께 쓰는 설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이통3사의 5G 설비투자(CAPEX)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CAPEX를 줄이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각사별 지난해 CAPEX 규모는 ▲SKT 1조5440억원 ▲KT 2조2999억원 ▲LG유플러스 1조9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4%, 4.6%, 24% 줄어든 수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성명을 통해 “현행 5G 요금제가 사실상 통합 요금제”라며 “수십 개의 요금제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건 LTE 요금제의 전격 인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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