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72.9원…전장 대비 6.4원↑
美상호관세·공매도 재개·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영향

원달러 환율이 31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72.9원까지 올라서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31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72.9원까지 올라서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31일 미국 상호관세 경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주식 공매도 재개 등의 영향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을 나타냈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다.

이날 환율은 1470.6원으로 출발해서 오전 한 때 1468.4원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꾸준히 올라 장중 최고가에서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 1월 13일(1474.3원) 이래 두달여 만에 가장 높다.

환율은 지난주 내내 1470원 돌파를 시도하다가 1460원대에 머물렀으나 이날은 한 단계 올라섰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4일엔 1427.4원까지 하락했으나 1분기 말인 이날엔 지난해 말(1472.5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환율 상승의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발표할 예정인 상호 관세와 관련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올해) 2분기까지 미 달러 강세 기조에 연동해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불확실성 확대 시 환율 상단은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년 5개월간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이날 재개되며 코스피가 전장보다 3.0% 추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754억원을 순매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3개월가량 이어지며 점차 국내 고유 리스크가 환율에 미치는 설명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 레벨(달러당 1460원선)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와 연기금 전략·전술적 환헤지 물량 경계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로는 정치적 재료를 쫓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4% 내린 103.874를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원화 가치는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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