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취약계층 은행·金 서민·소상공인 은행공약
소호은행·소소뱅크·포도뱅크·AMZ뱅크 4파전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이 '소상공인 특화 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제4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이 더 빨리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4 인뱅 컨소시엄들은 대선 이전부터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자금 공급처가 되겠다고 자처해 왔고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이끄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제4 인뱅 예비인가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예비인가를 신청한 제4 인뱅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4곳이다. 소호은행과 3강 구도를 형성하던 유뱅크와 더존비즈온은 각각 대내외 불확실성과 신사업 집중을 이유로 신청을 미루거나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예비인가 발표 시점과 대선이 겹치기에 예비인가 발표가 늦어지거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금융당국의 수장들도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비인가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유뱅크는 예비인가 신청 연기 발표 당시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 이유로 들었다.
다만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제4 인뱅 추진이 동력이 잃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은행 산업의 독과점적 요소에 큰 우려가 있고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심사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고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다면 되돌리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서민 특화 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도 제4 인뱅 기대감을 키우는 부분 중 하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취약계층에 대한 중금리대출 전문 인뱅추진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민·소상공인 전문 은행 설립을 각각 공약으로 내세웠다. 큰 틀에서는 기존 제도권 은행이 포용하지 못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씬 파일러(Thin Filer)들을 위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 중 제4 인뱅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곳은 KCD가 1대 주주인 소호은행이다. KCD는 지난달 1일 인뱅 설립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을 정도로 가장 적극적이고 자신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 유진투자증권, 흥국생명 등 시중은행과 지방·저축은행, 보험·증권사 등 업권을 아우르는 금융사들이 컨소시엄에 포진해 자본력을 갖췄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KB국민은행은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KCD의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소소뱅크에는 BNK경남은행이, 포도뱅크에는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제4 인뱅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포도뱅크는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가 조성한 펀드인 한상이 1대 주주로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군인공제회, 한국대성자산운용 등이 투자를 결정한 만큼 자본력에서는 소호은행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전국연합회(소액주주연합), 대부업체 리드코프와 관계사인 신라젠, 경남은행,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에 투자를 받고 있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어떤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받을지는 몰라도 제4 인뱅 설립은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인 만큼 정부, 정당, 정파와 관계없이 추진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가면서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