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9일 신용카드 이용액 전년비 13%↓…온라인·가맹점 직격탄
이용건수·회원수도 줄어…한은, 성장전망 하향 조정·금리인하 불가피

이달 황금연휴에도 소비 진작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소비 지표와 악화 일로를 걷는 내수 침체에 올해 한국 경제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
28일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1년 전보다 12.7%, 전주보다 18.4%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6일이 주말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등으로 내리 휴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람들이 쉬는 기간 국내에선 씀씀이를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쇼핑가도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에 쓴맛을 봤다. 지난 3~9일 온라인 지출 금액은 1년 전보다 5.1%, 전주보다 18.9%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카드 매출액 역시 1년 전보다 13.4%, 전주보다 22.7% 각각 감소했다.
기업 연구소들의 조사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개인 카드 회원의 지난 1∼6일 국내 신용·체크카드의 음식점·카페·편의점·백화점·대형마트·주요·놀이공원 등 업종 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용 건수는 2.1%, 이용 회원 수는 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용액은 3.1%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이용 금액이 소폭 증가했으나 이용 건수와 이용 회원 수는 감소해 고물가의 영향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8.1%), 카페(7.4%) 등이 전년 동기보다 이용 금액이 늘었고 편의점(-1.8%), 백화점(-0.3%), 마트(-2.6%), 주유(-1.5%) 등은 모두 감소했다. 놀이공원 업종만 이용액(31.9%), 이용 건수(24.1%), 이용회원 수(24.7%) 등이 모두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분석 기간을 이달 1일부터 주말인 11일까지로 확대해도 비슷했다.
11일까지 국내 주요 오프라인 소비 관련 업종 이용액은 1.7%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이용 건수와 이용 회원 수는 각각 3.4%씩 감소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다"면서 "데이터 중에는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늘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한 바 있다.
연휴의 국내 소비 진작 효과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성장 전망 하향 조정과 기준금리 인하 관측에도 한층 더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한은은 오는 29일 올해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도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소비 침체는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분기 민간 소비는 오락 문화, 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전 분기보다 0.1% 감소했다.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1%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0.0%포인트로 떨어졌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최근 경제 동향에서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