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태 이후 KT·LG유플 가입자 쟁탈전
7월 단통법 폐지·삼성 신형폰 출시에 격화

SK텔레콤의 해킹 사태 이후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고, 이후 KT와 LG유플러스가 보조금을 대폭 인상하며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SKT가 해킹 사고를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9일까지 SK텔레콤을 이탈한 가입자는 46만634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KT로 25만8488명, LG유플러스로 20만6146명이 이동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지난달 말 보조금을 크게 인상했다. 출시 4개월도 되지 않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5(출고가 115만원)의 공시 지원금을 기존 50만원에서 70만원까지 올렸다.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까지 합치면 총 보조금 규모는 80만원을 웃돈다. 구형폰이 아닌 최신 스마트폰에 이같은 규모의 지원금 정책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모든 요금제에서 선택약정(25% 요금할인) 혜택보다도 조건이 더 유리하다.
SKT도 지난 25일부터 반격에 나섰다. 갤럭시S25 시리즈와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의 공시지원금을 각각 70만원, 6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모든 요금제에서 선택약정보다 실질 혜택이 크다.
SKT는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도 대폭 올렸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전국 2600개 대리점에서는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유치가 중단된 상태지만, SK텔레콤은 판매점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당초 사고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 전반적으로는 지원금 경쟁 자제를 통한 안정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으나, 해킹 사고 이후 번호이동 시장이 출렁이며 국면이 급변했다.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은 SK텔레콤의 영업 중지 조치가 해제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전망된다. SK텔레콤이 가입자 회복을 위한 전면적인 마케팅 드라이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10년 치에 달하는 가입자가 순감하면서, 점유율 40% 선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만큼 과감한 보조금 정책과 판매장려금 인상 등 그간 억눌렸던 마케팅 수단을 총동원해 잃어버린 가입자 탈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음달에는 삼성전자 신형 폴더블폰 공개와 단통법 폐지가 맞물려 점유율 경쟁의 기폭제로 작용할 공산이다.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고 자유로운 보조금 책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월 초 예정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통상 갤럭시 언팩 행사 2주 후 제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이 신형 스마트폰도 7월 중순쯤 출시된다. 이 역시 통신 3사 입장에선 새로운 전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월 22일 단통법 폐지는 보조금 전쟁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3사의 보조금 지원 상한이나 공시 의무가 사라진다. 통신사 대리점의 추가 지원금 상한(공시 지원금의 최대 15%) 역시 사라진다. 통신사 측에서 보조금을 얼마나 지원할지, 대리점에서는 얼마나 더 보조금을 지급하는지가 모두 업계 자율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로 인해 시장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통법 이전처럼 대리점, 판매점마다 보조금이 천양지차로 차이가 나게 되면 소비자 간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