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18일까지 美 하원서 가상자산 3법 집중 논의
비트코인 상품성 인정되면 규제 완화…ETF 등 자금 유입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 관련 3개 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본격 논의되는 '크립토 위크'를 맞아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권 편입과 함께 가상자산의 성격이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가를 결정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번주인 7월 14일부터 18일까지를 '크립토 위크'로 지정하고 가상자산 관련 3개 법안을 논의한다.
크립토 위크에서 논의되는 법안은 구체적으로 가상자산의 감독기관을 결정하는 ▲클래리티(CLARITY) 법안,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GENIUS) 액트,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디지털 달러 혹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하지 못하게 하는 ▲CBDC(중앙은행디지털자산) 금지 법안 등 3가지다.
우선 클래리티 법안은 하원 마크업 투표를 통과한 상황이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 핵심으로, 법안 이름처럼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가상자산의 유형에 따라 감독기관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 할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 할지를 규정하게 된다.
SEC의 규제를 받는 경우 코인의 발행·유통·거래에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실제로 SEC는 리플(XRP)의 증권성을 문제삼으며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CFTC의 감독을 받는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규제와 ETF 등 제도권 자금 유입이 쉬워지는 효과가 있다.
만약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된다면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거래소, 중개인 등 관련 업체는 SEC가 아닌 CFTC에 등록하면 된다.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결정지을 클래리티 법안은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법안이기도 하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각) '지니어스 액트'를 찬성 68, 반대 30으로 통과시켰다. 지니어스 액트의 정식 명칭은 '미국 스테이블 코인 혁신을 위한 지침 및 수립법'(The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지니어스 액트)이다.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목표로 하는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1대 1로 준비금 보유, 자금세탁 방지 의무, 소비자 보호, 연방 및 주 규제기관의 감독 등을 규정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가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은 테더(Tether)가 발행하는 달러 기반 테더(USDT) 토큰이다. 글로벌 2위 스테이블 코인은 써클이 발행하는 USDC다. 테더와 써클은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 만큼 미국 국채를 사들여 담보로 한다. 두 업체가 가진 미 국채 규모는 1283억 달러 어치로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가 보유한 미 국채 1249억 달러보다 많다.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 되면 글로벌 지급결제 시장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의 카드 결제나 국가간 지급결제(SWIFT 네트워크를 이용한)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속도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CBDC 금지법안의 경우 미 연준의 디지털 달러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연준의 CBDC 발행이 금지되면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CBDC 발행 금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크립토 위크 기대감 등으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약 9% 가까이 오르며 11만 달러를 돌파했고 한 때 11만 9000달러에 근접하며 현재는 조정장의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개당 가격 12만 달러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으며, 14만 달러도 충분기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해시덱스의 글로벌 시장 인사이트 책임자 게리 오셰아는 "거시경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번 강세장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비트코인 접근 플랫폼 확대와 같은 새로운 촉매제가 비트코인 가격을 올해 안에 14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최근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미 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ETF에 최근 2주간 5조 3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10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1조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 ETF에도 1조 2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며 이더리움 가격도 5개월 만에 3000달러를 회복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가상자산 관련주들의 상승세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7월 1일 종가 기준 9100원에서 지난 11일 종가 기준 1만 1930원으로 31.1% 급등했고, 한화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6810원에서 7260원으로 6.61%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