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프로보 CEO 취임…르노삼성 5년 재직 최대 실적 이끌어
내수 대비 수출 저조한 그랑 콜레오스…'인터내셔널 플랜 게임' 부산공장 역할 주목

프랑스에 기반을 둔 르노그룹이 최근 '친한파' CEO를 선임하면서 르노코리아의 '오로라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8일 르노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로 프랑수아 프로보(François Provost) 신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시작됐다.
프로보 CEO는 23년 간 프랑스 내 지점장과 지역 책임자, 르노-닛산 포르투갈 법인 임원 등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으며, 특히 2011년부터 5년 간 르노코리아(구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프로모 CEO는 르노코리아 재직 시절 경영정상화를 이끌어 낸 인물이다. 프로모 CEO 취임 당해와 이듬해인 2011년과 2012년 각각 2149억원과 1720억원 적자를 보였던 르노코리아는 2013년 44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014년 1475억원, 2015년 3262억원, 2016년 417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16년은 르노삼성코리아 시절 포함해 최대 흑자 기록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3조6996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960억원을 기록하며 프로모 CEO 재직 시절 6조원을 상회하던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는 안정되지 못한 신차 모델 출시가 영향을 끼쳤다. 2019년 르노코리아는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하던 닛산 로그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신규 모델을 투입하고, XM3의 수출용인 '아르카나'로 실적 상승세는 보였지만 지난 2016년 수준으로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에는 신차 모델 출시가 전무했다.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는 그런 점에서 의미있게 봐야 한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의 신차 개발 계획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이다.
프로보 CEO 취임 시점은 오로라 프로젝트와 르노그룹의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과 맞물려 있다.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은 르노그룹이 유럽 외 지역 판매량 증대를 목표로 세운 계획으로, 동북아에서 한국 부산공장과 함께 인도·중남미·튀르키예·모로코 등 5개 글로벌 허브를 중심에 두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에 이은 오로라 프로젝트 두 번째 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기조 맞춰 하이브리드 모델이며, 대형 SUV로 추정된다.
그랑 콜레오스는 한국 시장 맞춤형으로 개발됐다는 한계성을 수출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올해 7월까지 그랑 콜레오스는 국내 시장에서 2만6139대를 판매했지만, 수출은 3401대에 그치고 있다. 반대로 수출형으로 개발된 아르카나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2799대를 판매했으며 수출 시장에서는 1만8496대를 기록했다. 그룹 차원에서 오로라 프로젝트에 대한 방향성과 판매 지역 확대를 위한 마케팅, 네트워크 지원이 필요하다.
또 오로라 프로젝트 외 그룹 차원에서 신차 모델을 어떻게 배정할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르노그룹이 발표한 튀르키예 4억 유로 규모 투자 계획에는 2027년까지 전기차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을 현지에서 생산하며, 튀르키예 부르사의 R&D센터 인력을 두 배로 늘리다는 내용과 함께 SUV '더 뉴 더스터' 생산도 포함돼 있다.
반면 브라질에 출시한 소형 SUV '카디안'은 라틴 아메리카 한 곳이 아닌, 튀르키예와 모로코, 인도에서 조립·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르노그룹은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치기로 결정한 만큼, 르노코리아의 역할도 지정학적 위치상 제약될 수 있다. 올해 7월 르노그룹은 영업이익률 연간 전망치를 기존 7%에서 6.5%로 하향 조정했고, 이와 함께 "볼륨보다 가치 창출 우선, 단기 비용 절감 계획 강화"의 방침을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그룹 전체 채용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개발은 르노코리아가 주도할 수 있어도 현지 생산을 통해 이원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