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이마트 영업이익 216억원 흑전…쓱닷컴·지마켓은 적자 늘어

주가 고점 대비 21%↓…통합매입·합작법인으로 돌파구 마련 나서

이마트. 사진/연합뉴스
이마트. 사진/연합뉴스

이마트의 선전에도 지마켓과 쓱닷컴의 대규모 적자가 실적과 주가 모두 발목을 잡고 있다. 오프라인 할인점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커머스 계열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 390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30% 이상 밑돌며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14일 종가 기준 이마트 주가는 7만 8500원이다. 전일 대비 1.13% 내렸고, 약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1.03% 빠졌다. 지난 7월 15일 9만 9400원을 찍은 뒤 내리막이다. 7월 9일에는 장중 한 때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며 주가도 내림세를 탓다. 

이마트는 본업인 마트와 트레이더스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도 작용했다. 이마트의 2분기 별도기준 총매출액은 4조 2906억원, 영업이익은 15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침체기에서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며 3분기에도 마트의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는 제외되지만 전체적인 경기 부양 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별도 사업은 주요 지표들이 일제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2분기 실적과 함께 공시된 7월 기존점 성장률도 양호해 턴어라운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지마켓과 쓱닷컴 등 이커머스다. 쓱닷컴은 2분기 310억원, 지마켓은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복세를 나타내는 마트와 달리 적자폭도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쓱닷컴은 141억원, 지마켓은 222억원 적자가 늘었다. 

쓱닷컴의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누적 적자는 2846억원에 달한다. 지마켓도 1649억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적자를 더하면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를 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지난 2021년 3조 44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유통시장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커머스 기반이 약했던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부문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신세계그룹에 인수 직전인 2020년 8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부침은 있었지만 당시에는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국내 유일의 이커머스 업체였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편입 후 적자전환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쿠팡과 네이버가 장악한 가운데,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에 특화된 컬리, 오아시스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 등 버티컬 커머스 중 일부가 크게 성장했다. 여기에 중국계 C커머스도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기존의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경쟁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간 혁신'을 추진중이다. 고객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점포 리뉴얼에 나서면서다. 휴식 공간과 다양한 앵커 테넌트를 도입한 스타필드 마켓이 중심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죽전점, 올해 6월 킨텍스점, 7월 동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호 스타필드 마켓인 죽전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도 이마트 실적 개선의 주요 요소로 꼽힌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대규모 할인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5000원 이하의 초저가 자체 브랜드 '5K PRICE'를 런칭했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도 올해 2분기 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신세계푸드도 1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다.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쓱닷컴과 지마켓이 신세계그룹의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쓱닷컴은 이마트에서 성과를 낸 통합매입을 기반으로 그로서리 가격 경쟁력 강화 및 독자 상품 개발로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통해 거래액은 늘고 있지만 순매출이 줄고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지마켓은 중국의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5대 5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해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면 지마켓의 실적은 이마트의 연결기준 재무재표에서 제외된다. 자연히 이마트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아쉬운 부분은 쓱닷컴 및 지마켓 영업손실 금액이 확대된 부분이다. 예상보다 적자폭이 커졌고, 경쟁력 회복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쓱닷컴이 2개 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점은 아쉽지만 최근 주가 조정으로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라며 "이제 막 이마트의 할인점이 기존점 매출 증가 회복 구간으로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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