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 NH농협은행장 ‘오픈 파이낸스의 현재·미래 조감도 그려

“농협하면 아직 소나 시골, 쌀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오늘날 농협은 디지털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오픈파이낸스’의 최전선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22일 강원도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열린 ‘2025 HDI CEO 하계포럼’에서 ‘AI‧빅데이터‧블록체인, 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오픈파이낸스의 세계’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상욱 인간개발연구원장은 강 은행장을 “‘우생마사(牛生馬死)’와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정신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극복해온 금융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디지털 금융의 선견지명을 가진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강 은행장은 “오픈파이낸스는 다양한 금융기관의 데이터와 서비스를 개방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전통 금융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톨게이트 통과도 카드·계좌 기반의 선·후불 결제로 이뤄지듯, 금융은 이미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은 국내 최초로 API를 적용해 외부 앱에서도 은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오픈뱅킹·마이데이터 등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였다. 강 은행장은 “농협은행의 API는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핀테크 활성화, 데이터 활용 확대를 촉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은행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90%를 넘었고, 농협은행은 전체 거래의 97.3%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금융 환경 변화 속도를 짚었다.
그는 오픈파이낸스를 가능케 한 핵심 기술로 다중생체인증, STT/TTS 음성인식,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을 꼽았다. 또 AI 실시간 통역, 고령층 맞춤형 AI 상담사 등 신기술도 연내 적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 코인과 분산저장 방식의 신원확인도 중요한 미래 기술로 제시됐다. 강 은행장은 “국채 담보 기반의 디지털 화폐는 결제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블록체인 신원확인은 최소한의 정보만 공유해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베디드 금융 역시 오픈파이낸스의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그는 “농협은행은 유통 플랫폼 ‘마켓컬리’와 협력해 제휴통장을 출시하는 등 플랫폼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기업금융 특화 플랫폼 ‘더 퀴커(The Quicker)’도 준비 중이다. 비대면 실명확인, 전자약정·서명, 특화상품 등 기능을 통해 기업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상품·마케팅 프로세스 혁신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강 은행장은 마지막으로 “AI의 다음 단계인 ‘AI 에이전트’가 은행에 도입될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지 않아도 먼저 솔루션을 제시하는 능동적 금융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로 42회를 맞은 HDI CEO 하계포럼은 21~23일 사흘간 열리며, 경영·문화·인문·예술 등 각 분야 전문가 강연이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