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본질 벗어나고 피로감 몰려와…자동 업뎃 차단법도 공유
카카오 “장기적으로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대화 경험 제공할 것”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15년만에 카카오톡(카톡)에 변화를 줬지만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용자들은 바뀐 카톡에 대해 메신저 본영의 기능이 흐려졌고, SNS를 따라 한 어설픈 변화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자동 업데이트 차단 방법까지 공유하고 나섰고, 카톡을 대신할 새로운 메신저 앱까지 찾고있다. 

26일 기준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킹 인기차트를 살펴보면 라인, 왓츠앱, 텔레그램, 위챗 등이 2위에서 7위사이에 이름을 올렸고 카톡은 10위에 머물러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3일 ‘이프카카오 25’를 열고 카톡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친구탭의 SNS 피드화 ▲숏폼 중심의 지금탭 신설 ▲대화탭 기능 고도화 ▲검색의 AI화 ▲자체 모델 '카나나'와 챗GPT 연동 등 다섯 가지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카톡을 메시지 앱에서 콘텐츠 소비와 실행이 이뤄지는 ‘대화 중심 슈퍼앱’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광고 수익화와 체류 시간 확대 목적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숏폼 탭은 MCN·CJ ENM 등과의 제휴를 기반으로 대화창과 연동돼 자동 재생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콘텐츠 소비가 광고 노출로 직결되는 것이다. 친구탭에 게시물형 피드를 도입하고 그 사이 광고를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체류시간 증가와 광고 매출 확대 효과에 주목하며 이번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카카오톡 개편은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광고 매출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개편”이라며 “특히 숏폼 도입으로 고질적인 문제였던 체류시간 감소를 완화하고 전면형 동영상 광고 등 다양한 광고 상품이 추가되면서 광고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 확대로 인한 사용성 저하와 피로감, 프리이버시 논란은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는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게시물 공개 범위와 댓글 허용 여부를 세밀히 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광고가 늘어난 카톡’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다른 소셜 미디어처럼 관심을 가지고 해당 콘텐츠와 광고를 소비할지 아직 확신할 수 없고,관심이 적은 사람들의 일상이 지속해서 노출되는 점에 대해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향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타인의 사진·영상을 인스타그램처럼 묶어서 보거나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카카오톡이 널리 쓰이다보니 친구 목록에 업무용 연락처나 친분이 거의 없는 지인이 다수 포함된 상황에서 과한 사생활 노출 자체가 피곤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카톡이 고유의 강점을 잃어버리고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의 아류가 되려 한다”고 비난했다. 

카톡 개편은 이미 부정적 반응이 예고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카카오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톡 개편 방향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불만이 고조되자 최근 정신아 대표는 “수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해 많은 변화를 선보였는데 일부 기능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대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카톡의 변화는 단순한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카카오가 직면한 구조적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광고·AI 수익화 속도와 사용자 경험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카카오의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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