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차기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로 지목되는 윤상현 부회장의 측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상과 함께다. 이로써 한국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 1막을 내리게 됐다.
다만, 윤동한 회장이 아들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6일 오전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안건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 수를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것과 윤상현 부회장, 이승화 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이 날 임시주총에서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주식수 중 찬성 69.9%(발행총수의 46.9%)로 통과됐다. 안건을 올린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며 경영진 교체 등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콜마그룹은 윤상현 부회장이 지주회사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2019년 아버지인 윤동한 회장에게 주식을 물려 받으며 확보한 지분이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4.63%를 가진 최대주주다.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임시 주총으로 윤상현 부회장 측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며 전면적인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이 크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상현 부회장의 여동생인 윤여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윤동한 회장은 아들에게 콜마홀딩스를, 딸에게 콜마비앤에이치를 각각 맡겼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도 윤동한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했던 주식 반환 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대해 왔다.
차기 대표이사로는 이 날 윤상현 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에 새로 선임된 이승화 전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외부 전문 경영인 모집 가능성도 있다.
콜마홀딩스는 임시 주총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 선임된 이승화 이사는 CJ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신사업 투자를 담당했던 전문 경영인"이라며 "해외 수출 다변화, 포트폴리오 전환 등 콜마비앤에이치의 리포지셔닝(재정비)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의결 결과는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주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전문경영인 체제 복원을 통해 콜마BNH를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 주총에서 윤상현 부회장이 뜻을 이뤘지만 아직 분쟁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한 주식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윤동한 회장은 지난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갖고 있던 주식 28.18%를 아들과 딸, 사위 등에게 증여했다. 윤상현 부회장은 주식 230만주를 받았다. 현재 윤상현 회장은 무상증자로 주식 수를 460만주까지 늘렸고, 지분율은 31.75%다. 윤여원 대표(7.45%)와 남편의 합산 지분율은 10.62%, 윤동한 회장은 5.59%를 보유중이다.
윤동한 회장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자 지난 2019년 증여한 지분 230만주에 대한 반환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2016년에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167만주 중 1만주를 돌려 달라는 소송도 추가로 냈다.
해당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다음달 23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