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세 25% 지속 엄중하게 인식…트럼프 남은 3년반 불확실성 계속”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과 다르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오전 한국산업연합포럼이 주최한 제27회 니치아우어 정책 포럼에 참석해 “미국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기록한 무역적자 규모와 한국으로부터 기록한 무역적자 규모가 거의 비슷하다”며 “그래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여러 경제 지표나 외환 구조, 경제 규모 등에서 (일본과 한국을) 비슷하게 취급할 수 있지 않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다”면서 “그런 부분들을 계속 미국 측에 설득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일본 내에서 어떤 식으로 파이낸싱을 하고 조달할지 등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며 “계속 일본 사례를 참조하고 있다”고 했다.
7월 말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지만, 여전히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는 지적에 “정부도 엄중하게 인식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도 비슷한 국가들을 차별하면서 (협상 결과를) 다르게 하기도 부담스러운 거 같다”며 “이런 구도에서는 (한국이)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협상하는 게 현실적인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참여했던 여 본부장은 “지금 트럼프 2기 상황과 비교하면 당시는 지금의 10분의 1도 안됐던 거 같다”며 “앞으로 3년 반 동안 계속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 협상을 잘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느냐. 아니라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미 관세 협상을 축구 경기에 비유하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 때문에 전반전은 놓치고, 후반전에 선수를 교체해 들어가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실점하지 않고 연장전을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미일 협상과 비교해 봤을 때 나쁘지 않은 형태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자국 우선주의가 몇 년 있다가 사라질 추세는 아니라고 진단하면서 이런 바탕에서 통상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또 “G2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한국의 무역 수출 의존도가 40%가 돼 굉장히 높은 비율이지만, 나머지 60%도 있다”며 수출국 다변화 및 수출 품목 다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아세안을 지목하며 “우리 2위 수출 대상국으로, 미국을 (수출에서) 앞서고, 아세안과 인도를 합하면 중국 수준에 육박한다. 우리가 놓치면 안 되는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