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과 시청환경 변화로 케이블TV 업계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사의 구조조정도 확산되고 있다. KT ENA는 채널사업을 물적분할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SK브로드밴드는 50세 이상·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LG헬로비전은 본사를 고양으로 이전 준비중이고, 노조는 이에 최초로 파업을 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료방송 시장의 위축이 가속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3622만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하반기 3636만명 대비 13만8546명 감소했다. 2023년 상반기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가 시작된 뒤 하락폭이 계속 커지는 흐름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실적 악화는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블TV(SO)의 방송사업 매출은 2019년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 급감했다.
이는 OTT 서비스 확산으로 유료방송의 시장 입지가 크게 약화된 결과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IPTV 가입률이 45.1%에서 51.7%로 성장한 반면 디지털 케이블TV는 46.1%에서 37.3%로 감소하는 등 케이블TV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특히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OTT 이용’이 가장 큰 해지 사유로 꼽히고 있어 OTT가 사실상 유료방송의 대체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서도 과거 호황기 수준의 규제와 부담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024년 케이블TV 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149억원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250억원을 납부해야 했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38개 사업자도 총 95억원의 기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기조는 유료방송 업계의 신사업이 동력을 얻을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기존 가입자를 위해 유료방송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신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업계에 이견이 없다.
SK브로드밴드는 AI데이터센터, LG헬로비전은 렌탈, KT스카이라이프는 스포츠 중계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그러나 신사업이 본업 감소분을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가입자 유지도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 부담까지 커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