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피해 2400억원…보험 가입금 3820억원으로 보전돼

이랜드월드가 천안 물류센터 화재 수습에 나선 가운데, 이번 사고로 인해 매출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신용도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발란스, 스파오 등 대표 브랜드가 전소되면서 발생한 물적 손실의 상당 부분이 보험으로 보전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다만, 보험금 회수가 지연될 경우 차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26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천안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는 2100~2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판매용으로 쌓아둔 재고자산(1500~1700억원)과 건물 등 유형자산(667억원)을 합산한 규모다.
이번 화재로 하락한 자산 가치를 회계상 손상손실로 처리하면 단기적으로 대규모 영업외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기업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이랜드월드의 재산종헙보험 가입액이 약 3820억원으로, 대부분의 손실은 보험으로 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회사는 손해사정 절차를 거치는 동안 화재로 소실된 자산가치가 반영되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재무상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 이번 화재는 한화손해보험(간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5개의 보험사가 사고로 인한 보상을 공동으로 부담한다.
자산피해는 보험으로 보전하더라도,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화재가 발생한 11월은 연말 최대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열리는 대목인데다 패션업계에서는 FW 의류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수요 대응에 분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로 대체 물류 운영, 긴급 발주, 프로모션 강화 등 비용 부담이 커져 단기 수익성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상당수의 상품이 이미 전국 매장과 물류센터로 분산돼 구조적인 매출 타격은 온라인으로 제한될 것으로 봤다. 이랜드월드의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70% 이상으로 높다.
이랜드월드는 “오프라인 매장 재고와 이랜드 리테일 물류센터, 해외 재고를 활용한 출고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며 “신규 발주와 재고를 다시 구축해 올해 4분기, 연간 기준으로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이랜드월드가 화재 사고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낮고, 손실분을 뒷받침 할 기본적인 채무 상환 능력은 있다고 내다봤다.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을 유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월드의 재무 지표는 부채 비율 175%, EBITDA마진이 약 12%로 신용등급 하향 변동 조건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다만 2400억원 전액을 손실로 인식할 경우 부채비율이 187%로 상승할 수 있고, 운전자본 부담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향후 보험으로 상당액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등급 하방 압력이 즉각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랜드월드는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물류센터 화재 현장 인근에 거주중인 천안 시민과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의료 지원에 나섰다.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는 지난 19일 회사 내부 메세지를 통해 "사고 수습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우리의 이웃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