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여야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뒤집어졌다. 이재명후보측 대변인이 밝혔듯이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졌기에 나온 결과다. 야당후보는 서울법대출신이고 당대표는 하버드대 출신이다. 캠프 안에도 엘리트들이 잔뜩 모여있다. 인재는 풍년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윤석열후보측은 인재가 없어서 힘을 못쓰는게 이니라 협업(collaboration)을 할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원래 엘리트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협업능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자기가 잘 났다고 생각하면 남의 말을 잘 안듣고 독단 독선적 태도를 지니기 쉽다.

협업은 서로 다른 강점을 수평적으로 연결해서 거대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요즘 기업들은 '소통과 협업' 이 성공경영의 핵심기반이다. 부서끼리, 세대끼리 내부협업을 하고 다양한 외부집단과 협업하면서 비지니스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조직은 없다. 협업을 해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기업은 이걸 잘 알고 실행하고 있다.

윤석열캠프는 한때 막강한 협업기반을 갖추었었다. 이재명캠프가 긴장할 수준이었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굴하지않는 정의의 화신 윤석열후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않고 대선승리를 지원해온 국가원로 김종인위원장, 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신인재 MZ세대를 견인할 수 있는 이준석대표는 환상의 어벤저스팀이었다. 어벤저스를 보라. 서로다른 무기와 역량을 가진 영웅들이 힘을 모아 우주 최고의 존재 거대한 악당 타노스를 물리치고 지구를 구하는 베스트팀의 이야기다. 타노스는 힘이 너무나 강해서 아무리 영웅이라도 한명씩 대들면 필패지만 어벤저스팀을 만들어 협업하면 승리가 가능한 것이다. 

윤석열캠프의 세 인물은 환상적 어벤저스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자중지란이고 자멸이었다. 이유는 콜라보를 할줄 몰랐기 때문이다. 콜라보를 하려면 몇가지 필수적인 조건이 있다.

첫째, 수평적 관계에서 협력해야 한다. MZ세대인 이준석대표는 나이는 젊지만 당 대표로서 수평적 협력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김종인위원장은 나에게 전권을 달라고 말하고 윤석열후보는 대선은 후보가 모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수직적사고와 수평적사고가 충돌한 것이다. 수직적관계에서는 효과적 소통도 협업도 이루어지지않는다. 어벤저스팀을 보라.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수평적으로 협력하여 거대한 힘을 만들어나고 있다.

둘째, 강한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서로 믿지못하면 협업은 불가능하다. 과연 윤석열후보 이준석대표 김종인위원장은 서로 믿고 있었을까. 이들은 처음부터 믿음이 부족했다. 게다가 각자  거느린 측근들이 주군을 모신답시고 상대를 헐뜯고 이간질까지 하였다. 음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런 측근을 바로잡으면서 계속 신뢰를 쌓아가야 했는데 세사람 모두 귀가 얇았다. 

셋째, 협업은 다름을 활용하는 것이다. 서로다른 강점을 연결하여 거대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협업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다르니까 협업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세사람은 다름을 배척하였다. 자중지란의 큰 원인이 된 윤핵관은 무엇인가. 윤석열후보의 최측근이면서 동질성이 강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똘똘 뭉쳐서 같은 색깔을 만들고 다른 색깔을 배척하였다. 핵관들이 협업의 최대장애물이었다. 

협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기업인이다. 아무리 뛰어난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어도 협업하지않으면 생존도 발전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협업을 잘 받아들이지 않은 곳이다. 그 이유는 독식의 꿀맛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우리들끼리 권력과 이익을 독차지하는 승자독식의 문화에 젖어있는 곳이 바로 정치권이다. 이런 특성은 보수가 특히 더 강하다. 

진보진영은 독특한 협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하면서 '연대와 협력' 을 동력으로 삼아왔다. 연대와 협력이 바로 협업이다. 평소에는 각자 고유의 업무를 하고 있다가 잇슈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연대하여 협력체계를 갖춘다. 운동권출신들이 포진한 진보진영은 콜라보의 위력을 알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반면에 보수진영은 각자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좀처럼 연대하지않는다. 지난 여러 선거를 돌아보면 진보진영은 후보를 단일화하고 보수진영은 후보가 두세명씩 나와서 자멸하였다. 콜라보가 승패를 가른 것이다. 

이번 20대 대통령선거도 콜라보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이재명후보와 윤석열후보중 어느쪽이 협업역량이 더 나을까 주목하는 이유다. 현재까지는 윤석열후보쪽이 완전 열세다. 외부협업은 고사하고 내부협업이 안되서 큰 손실을 입고 말았다. 김종인위원장과는 결별했고 윤후보와 이대표는 다시 손을 잡았다. 진심인지 미봉책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윤석열후보가 살아나는 방법은 우선 내부협업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부지런히 소통하며 상호신뢰를 쌓고 부문별 강점을 연결해서 강한 힘을 만들어내아 한다. 내부협업에 장애를 일으키는 사람은 최측근일지라도 음참마속의 자세로 즉시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외부단체와 협업해야 한다. 겸손한 자세로 그들이 원하는 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결합해야 한다. 

윤석열후보에게 최후의 콜라보 파트너는 누구일까. 바로 안철수후보다. 이번 야당의 자중지란으로 안철수후보의 지지율이 두자리 수로 상승하였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일을 생각하면 중요한 상황변화다. 안철수후보가 대선레이스를 완주하면 윤석열후보 패배 이재명후보 승리가 확실하다. 윤석열후보와 안철수호보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역시 환상의 콜라보파트너다. 

그들은 협업을 통해 단일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윤석열후보 이준석대표 김종인위원장 세사람은 환상적 협업파트너였지만 실패로 끝났다. 막강한 삼각편대인줄 알았더니 심각한 삼각파도였다. 이런 실패의 교훈을 바탕으로 협업체계를 갖추느냐 제3차내란이 터지느냐 여기에 따라 대선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윤석열후보진영에 묻는다. 너희가 콜라보를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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