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앤블레이드’ 스팀·엑스박스서 40만 다운로드 돌파…올 하반기 ‘닌텐도 스위치’ 버전 공개

하성석 매직큐브 대표는 이달 25~27일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2023’에 참가해 ‘머지앤블레이드’를 시연했다. 사진/박재석 기자.
하성석 매직큐브 대표는 이달 25~27일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2023’에 참가해 ‘머지앤블레이드’를 시연했다. 사진/박재석 기자.

역대 최대 규모로 203종의 게임이 출품돼 인디게임 축제인 ‘부산인디커넥트(BIC) 페스티벌 2023’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이달 25~27일 열렸다. 인기 캐주얼 장르 중 하나인 ‘머지’류 게임들도 곳곳에서 등장했다.

이 중에서 테트리스 하듯이 캐릭터를 머지하고, 머지된 캐릭터들로 전투를 즐기는 ‘머지앤블레이드’가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머지앤블레이드’는 글로벌 PC‧콘솔 플랫폼인 스팀에서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엑스박스 월간 구독 프로모션인 ‘게임패스’에 등록된 ‘머지앤블레이드’도 현장 이용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머지앤블레이드’는 특정 캐릭터나 아이템을 합치는 ‘머지(Merge)’ 장르와 특정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싸우는 ‘오토배틀’ 요소를 병합한 게임이다. 각 장르의 요소가 별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테트리스 방식으로 떨어지는 3개의 캐릭터를 차곡차곡 잘 배치해 올려놓아야 한다. 동일한 캐릭터가 일자나 직사각형으로 근처에 배치되면 다음 단계의 캐릭터로 변한다. 전략적으로 똑같은 단계의 캐릭터가 모이게 잘 배치해야 한다. 공간이 한정적이어서 가득 차면 더 이상 캐릭터를 집어넣을 수 없다.

잘 배치한 캐릭터들은 바로 전투에 사용된다. 몬스터들과 라운드마다 싸우며 이겨나가야 한다. ‘머지앤블레이드’는 캐릭터 두 개가 머지해 새로운 등급의 캐릭터를 만들듯이 유기적으로 ‘병합’해 그다음 것을 내놓았다.

40종이 훌쩍 넘는 다작 인디게임사이자 20여년 넘게 게임을 개발해 오고 ‘매직큐브’를 만나 인디 게임 씬의 이야기와 ‘머지앤블레이드’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 소식을 들어봤다.

하상석 대표가 이끄는 매직큐브는 올해로 벌써 20년째가 다 되가는 게임사다. 하 대표는 2004년부터 창업을 시작해 2007년에 ‘매직큐브’를 설립했다. 게임사의 연수만큼 출시한 게임의 종류가 40종이 훌쩍 넘을 정도로 다작의 활동을 해왔다. 이 같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는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온다.

하 대표는 “매직큐브는 조금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게임을 만드는 회사다. 최근 게임 시장이 바뀌면서 플랫폼을 모바일에서 스팀이나 콘솔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매직큐브만의 특징이 해당 플랫폼에서 도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2월 출시한 ‘머지앤블레이드’는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게임성으로 한 달 만에 40만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매직큐브의 시작은 ‘다인분’, ‘일당백’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사회생활을 게임사로 시작한 하 대표는 게임 제작의 재미도 물론 있지만, 아트부터 기획까지 여러 일을 맡아 했던 경력이 창업을 시작한 계기로 꼽았다.

하 대표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들어갔는데, 기획부터 이것저것 많이 맡게 됐다”며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혼자서 할 수 있다면 조금 돈을 모아서 창업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마음을 맞는 사람들을 만나 공동 동업으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머지앤블레이드’에서는 머지가 끝나면 병합된 캐릭터들이 몬스터와 자동으로 전투한다. 사진/매직큐브 제공.
‘머지앤블레이드’에서는 머지가 끝나면 병합된 캐릭터들이 몬스터와 자동으로 전투한다. 사진/매직큐브 제공.

‘머지앤블레이드’는 “퍼즐과 전략의 합성”, “잘 빠진 인디게임”, “인간 뿌요뿌요”, “국산인디게임 추천”, “이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다” 등 엑스박스나 스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 대표는 ‘머지앤블레이드’의 차별점을 두 장르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꼽았다.

그는 “사실 이용자들이 붙여준 별명이 ‘인간 뿌요’나 ‘테트리스 RPG’ 같은 식의 약간 기존 게임들과 섞어서 불러주더라. 내부적으로 셀링 포인트를 테트리스나 뿌요뿌요와 오토체스를 더한 게임이라고 섞은 게임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퍼즐의 결과가 오트배틀에 영향을 주고, 배틀에서 필요한 게 퍼즐에 영향을 주는 식이다” 이 같은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 부분을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이 게임은 플레이 부담감이 높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머지와 오토배틀 식의 게임은 이용자가 플레이를 할 때 부담감이 적은 장르이기도 하다. 하 대표는 이 점이 이용자가 더 편하기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개발 때부터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노리고 두 장르를 섞었을까. 하 대표는 개발 방법에서 두 장르를 섞는 것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장르를 버무리는 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하 대표는 “단순히 섞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포인트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전투를 넣으려고 마음을 먹었고, 기획 도중에 오토 배틀 스타일이 제일 퍼즐 이용자들이 좋아할 수 있겠다로 접근하게 됐다”고 답했다.

국내 인디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낯설었던 장르가 이제는 ‘문법’화돼 유사한 메커니즘을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어떤 게임들은 유사한 문법에서도 이용자의 이목을 끌고, 흥행에 성공하기도 한다. 이 같은 현재 인디게임 시장의 현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하 대표는 성공 포인트를 ‘디테일’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장르의 재미, 이해도 없이 표절만 하는 작품들은 시장에서 잊혀진다. 오히려 비슷한 메커니즘 속에서도 이 게임만의 메커니즘과 재미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하 대표는 “개인적으로 게임 개발을 할 때, 디테일한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용자들은 쉽게 플레이하더라도 메커니즘 속에서 복잡하게 뭔가 돌아가야지 파고들고 오래 게임을 즐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머지앤블레이드는 엑스박스와 스팀 출시에 이어 올 하반기 ‘닌텐도 스위치’로 플랫폼을 확장한다. 퍼블리셔는 일본게임사의 ‘하이브리드 스쿼드’다.

하 대표는 “스위치 버전은 하반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만 확실한 시기는 퍼블리셔 ‘하이브리드 스쿼드’와 협의 중이다”며 “예전부터 힘들 때 도움을 많이 주셨던 업체라서 게임 개발 초반부터 계약했다”고 했다.

머지앤블레이드’에서는 캐릭터를 머지할 수 있는 퍼즐 부분이다. 3개 이상 동일한 캐릭터를 배치하면 다음 단계의 캐릭터로 병합된다. 병합된 캐릭터들이 몬스터와 자동으로 전투한다. 사진/매직큐브 제공.
머지앤블레이드’에서는 캐릭터를 머지할 수 있는 퍼즐 부분이다. 3개 이상 동일한 캐릭터를 배치하면 다음 단계의 캐릭터로 병합된다. 병합된 캐릭터들이 몬스터와 자동으로 전투한다. 사진/매직큐브 제공.

매직큐브는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서 출시될 쯤에는 엑스박스나 PC 버전도 업데이트를 함께 할 계획이다.

그는 “일단 스위치 버전이 플레이하기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충분히 준비를 해서 내고 싶었고, DLC나 추가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포함해서 넣고 싶었다. 지금 엑스박스나 PC 버전에 없던 콘텐츠도 추가해서 넣을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뒤처진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콘텐츠를 준비해서 했으니까 많이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매직큐브는 다음해에도 ‘다작’의 역사를 이어간다. 좋아하는 게임 개발을 최대한 오래 하겠다고 의지를 보인 하 대표는 매직큐브의 목표를 ‘타협 없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잡았다.

하 대표는 “지금까지 꽤 많은 게임을 만들었고, 독특한 게임들을 만들었는데 돈이나 수익을 위해서 타협해서 하는 요소가 많았다. 현재 목표는 그런 타협 없이 개발하고픈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독특한 아아디어나 조금 코어한 부분이 있다 보니까 PC나 콘솔 이용자들의 조금 성향에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직큐브는 지금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40종 넘게 개발해 서비스 해오고 있다. PC 부문에서는 4종을 개발한 바 있으며 일부가 콘솔로 출시되고,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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