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어 두번쨰 등급전망 변경…"태양광 회복되도 케미칼이 부진"
중국 증설하는데 수요 불안…유동자금 투자 대신 채무상환에 우선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사업 부문의 부진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등급전망은 기존 A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한기평에 앞서 6월 나이스신용평가도 한화솔루션의 등급전망을 'Negative'로 조정했다.

iM증권 올해 한화솔루션이 432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케미칼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4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880억원 흑자, 케미칼 부문은 310억원 적자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와 달리 이번 등급전망 조정은 케미칼 부문 업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점이 반영됐다.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는 "석유화학 영업실적이 둔화되는 가운데 신재생사업 부문 불확실성"을 이유로 꼽았지만, 이번에 한기평은 "미국 태양광 업황 회복에도 케미칼 부진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딜 전망"이라고 말했다. 즉 신재생에너지 부문 실적이 반등해도 케미칼 사업 부진이 더 영향이 크기에 향후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사진/한국신용평가

석유화학 업황이 좋지 않은 이유로는 중국 증설이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에틸렌은 올해 약 200만 톤의 공급물량이 증가했다. 이어 내년에는 1200만 톤에 가까운 물량이 늘어나고, 이는 "2024년에 이연된 에틸렌 증설물량이 2025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필렌 2023~2025년 연평균 1000만 톤 공급이 증가하고, 올레핀은 2000만 톤, 방향족도 올해 들어 역내 신규 가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2026~2028년 중동 올레핀 생산능력이 총 1000만 톤 가량 증가하며, 국내에서도 S-Oil의 샤힌 프로젝트에 따른 에틸렌 180만 톤 규모 공장이 2026년 준공될 예정이다.

늘어난 공급을 수요가 못 따라가는 건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한신평은 "이구환신, 국채 발행 등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에도 유의미한 마진 상승은 더딘 상황"이라며 "중국 자급률 제고로 수급 개선 이뤄질 가능성 낮다"고 말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중국은 대부분 석유화학 제품에서 자급률 90% 이상을 기록 중이다.

한화솔루션의 주요 제품이 기초유분은 아니지만, 기초유분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고, 이를 수요가 뒷받침 해주지 못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기초유분 가격 하락은 한화솔루션이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여천NCC의 부담이 한화솔루션으로 전달되는 효과까지 가져다 준다. 한기평은 이달 11일 한화솔루션에 앞서 여천NCC 신용등급을 기존 'A 부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이에 대해 한기평은 "매출 증가와 영업적자 감소에도 기초유분의 마진 손실이 지속되며 적자기조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구책으로 영업적자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되지만, 순차입금 감축을 위한 충분한 영업현금흐름 창출에는 중기적 접근이 필요하며, 저하된 재무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게다가 트럼프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중국 내에서의 수요 개선세도 어려우면서, 자국내 여분의 생산물량을 글로벌 시장에 저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 태양광 시장까지 가격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면 한화솔루션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올해 6월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미국 모듈 재고는 1년 설치량을 초과하는 규모로(약 40~45GW) 공급 과잉 수준이 매우 과도"하다고 지적했으며, 모듈 재고량은 올해 3분기 말까지 약 46GW로 조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 3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동남아산 모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최종 확정하고, 이는 기존 매입 재고까지 소급 적용됨에 따라, 내년에는 모듈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결국 재고가 해소되는 게 우선이다.

하나증권은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 약 2년 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방향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며, 트럼프2.0 또한 중장기 펀더먼털상 미국 공급 과잉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직 높은 재고 등을 감안할 때 가격의 추세 상승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미국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에 대한 잔여 투자와 라인 고효율화 등에 약 2조원을 들일 계획을 세우고 있어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금에 있어 한화솔루션은 약 1785억원의 한화저축은행 지분, 울산 남구 무거동의 1602억원 규모 사택부지 등 자산을 처분해 유동성을 보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케미칼 업황에 따라 적자폭이 커지면 이 비용 또한 투자보다는 빚을 갚는데 더 급히 사용해야 할 수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연결 비금융기준 2024년 3분기 말 순차입금이 전년 말 대비 3조2000억원 증가한 10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차입금/EBITDA는 2023년 5.9배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8.8배로,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말 41.3%에서 46.9%로 상승했다.

한기평은 "영업현금창출 회복이 제한적일 전망으로, 확대된 차입금과 향후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 제어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중기적으로 순차입금/EBITDA는 4~7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한화솔루션의 하향변동요인 기준점이 되는 순차입금/EBITDA 비율로 3.5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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